2-4 Enmore 인디음악을 좋아하고 자유로운 영혼이라면 엔모어
뉴타운역(New town station)이 King st와 Enmore rd의 갈라지는 삼거리에 있는데, 엔모어로 가려면 엔모어 로드 쪽, 방향은 서쪽이고 오포르토(Opporto) 햄버거 가게가 보인다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Opporto는 포르투갈의 두 번째로 큰 도시의 이름이기도 하고 포르투갈 이민자가 포르투갈 특유의 칠리소스와 그릴에 구운 닭고기로 만든 햄버거이다. 1986년 본다이에서 햄버거 가게를 시작해서 세계적 프랜차이즈에 성공한 호주의 햄버거 브랜드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지역보다 호주 특히 시드니에서 많이 보인다. 맥도널드 (Macdonald)와 헝그리 잭 (Hungry jack)처럼 미국 대형 프랜차이즈만 갔다면 호주 왔으니 호주 이민자의 성공 스토리가 있는 opporto도 한 번 먹어보면 좋겠다.
Newtown 바로 옆동네가 Enmore라서 분위기가 비슷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Enmore 에는 Enmore theater 가 있다는 것이다. 이 극장은 건물 자체가 건축물 유산 (Heritage) 건물이고 1910년에 오픈해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NSW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인데 여전히 라이브 뮤직, 연극, 코미디 공연을 항상 하고 있다. 그래서 호주의 인디밴드 제대로 된 라이브 공연을 보고 싶다면 Opporto 하나 먹고 엔모어 극장으로 오면 된다.
특히나 Enmore Theater는 세계적인 밴드 뮤지션 Rolling Stones나 Jimmy Barnes 가 좋아하는 공연장이고 2009년에는 YB 윤도현이 2011년 이문세 월드투어의 마지막을 장식했고 2012년 박재범이 공연을 했다. 가수들의 일면을 보면 알겠지만 Enmore theater는 공연장이 떠나가도록 소리 지르고 자유롭게 맥주를 마시면서 광란의 분위기로 몰아가는 대학로 소극장 분위기라고 보면 된다.
시드니에서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을 잠깐 정리하면 Opera House는 아무래도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연주자들, 대관료가 비싸니 티켓 판매가 어느 정도 보장되는 기획공연이나 학교나 어린이들을 위한 공익성 공연이 가능하다. 클래식, 오페라, 연극, 발레 다 가능한데 건물 자체가 세계 문화유산이라서 무대 설치나 음향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기 때문에 너무 자유분방하거나 인디밴드들은 어울리지가 않는다.
또 star casino 가 있는 lylic theater는 1997년에 오픈했으니 20여 년 된 나름 현대식 극장인데, 2000석 규모이고 뮤지컬,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차이나타운이 있는 헤이마켓 (Hay market)에 있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캐피털(Capitor theater)도 뮤지컬 극장이다. 유학시절 Capitor theater에서 라이언킹 (Lion King) 뮤지컬을 봤었는데 아직도 4-5미터가 되는 기린, 코끼리가 내 눈앞에서 걸어 다니고 Circle of Life의 노래가 가슴에 꿍하고 들어 왔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
엔 모어 극장 주위로 중동식의 음식점들도 눈에 보인다. 신기한 게 알아야 보이지 모르면 안 보인다. 보통 중동 식당은 파라마타(Parramatta)나 어번(Auburn)이 있는 서쪽으로 가야 많은데, 시티에 가까운 곳에 있으니 반갑다. 그중에서 카이로 테이크 어웨이 (CAIRO Take away)는 이집트 가정식 식당인데 인기가 많다.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중동의 김치인 후무스(Hummus)를 먹어보자.
후무스의 주재료는 병아리콩이다. 삶거나 찐 병아리콩에 올리브 오일과 각종 향신료를 섞어 후추, 고수, 고추 같은 향신료가 더해진 빵에 찍어 먹는 소스이다. 약간 시큼한 맛이 나는데, ‘후무스가 없는 식탁은 이야기가 없는 아라비안 나이트와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랍은 물론 이스라엘, 터키, 키프러스에서도 국민음식 대접을 받고, 자기네의 후무스가 원조라며 최고의 레시피를 두고 서로 경쟁하기도 한다. 심지어 플라톤과 소크라테스도 후무스를 찬양했을 정도이다. 또 팔라펠(Falafel)은 병아리콩을 다진 마늘, 양파, 파슬리와 갈아 반죽을 마든 뒤 동근 모양으로 튀긴 것인데 후무스에 찍어먹으면 좋고 마무리는 이집트 칼 케이드 (Kalkade) 음료로 하면 깔끔하다.
그 옆에 있는 스탄불리 (Stanbuli)는 터키식이다. 샥슈카(Shakshuka)라고 해서 토마토소스를 베이스로 해서 양파, 베이컨을 넣고 계란을 하나 넣는데, 그래서 빨간색 토마토소스에 에 계란이 지옥의 불구덩에 빠진 것 같아서 Egg in hell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하튼 중동에서는 샥슈카는 빵에 찍어먹어도 좋고 매콤해서 우리 입맛에 맞다. 또 중동은 이슬람교도가 많아서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양고기나 닭고기를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 레몬으로 양념을 해서 밥이나 빵과 함께 먹으면 좋다.
엔모어에 와서 Enmore Theater 만큼 빠질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Henry Young Brewery 맥주 양조장이다. 호주의 맥주를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사실 몰라고 치킨과 맥주, 치맥은 언제나 좋기는 하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술 얘기를 하니 벌써 흥분이 되는데, 글을 쓰는 이 순간도 레드 와인을 한잔하며 술술 쓰는 중이다.
한국에도 지역을 대표하는 소주가 있지 않은가? 그게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자도주 구매제도”라고 하여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해당 지역에서 만든 소주를 50% 이상 유통하게 만든 제도가 있었다. 그래서 서울, 수도권은 참이슬, 강원도는 처음처럼, 경남은 화이트, 부산은 C1, 전라도는 입새주, 제주도는 한라산이 지역의 소주가 되었다. 호주도 지역의 대표 맥주가 있다. NSW는 파란색에 사슴뿔이 있는 Tooheys NEW, QLD는 XXXX, VIC는 VB, SA는 coopers 그리고 타즈만니아는 James boag 가 유명하다.
이런 전국적으로 유통되는 맥주 말고도 양조장에 가면 술 제조자의 특별한 레시피로 만든 수제 맥주 (craft)를 맛볼 수 있다. 또 당연히 수제이니 맛을 모를 테고 그러면 당당하게 “Can I try?”를 외쳐도 된다. 그러면 조금 한 Glass에 테이스팅 할 수 있도록 줄 것이다. Don’t be shy. 아니면 Tasting Platter를 시켜도 좋다. 5가지 다른 맥주를 선택하며 Glass로 서빙을 하는데 둘이 간다면 Platter 하나 시켜서 다양하게 맛보고 와도 좋다.
우선 맥주를 주문할 때 같이 알아야 되는 게 잔의 사이즈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가장 작은 Glass(200ml), 그다음이 Middy (285ml), Schooner(425ml) 그리고 Jug (1140ml)이다. 우리의 생맥주 500 사이즈보다 허리가 조금 잘록한 사이즈가 스쿠너, 특별한 애 기안하면 그냥 스쿠너로 준다.
또 맥주는 발효방식에 따라서 라거와 에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의 카스나 화이트처럼 탁 쏘고 시원한 청량감을 가진 맥주를 좋아한다면 Natural Lager를 시키면 된다. 그리고 에일 맥주는 호가든이나 1664 블랑처럼 과일향이 나면서 향긋하고 상큼한 느낌이다.
에일중에서도 강도가 약한 게 페일 에일 (Pale Ale)인데 붉은색을 띠며 과일의 풍미로 상큼한 것이 특징이다. IPA는 Pale Ale 보다 홉이 더 많이 들어가 씁쓸한 맛이 강하다. IPA 이름은 Indian Pale Ale로 인도로 가는 페일 에일에 이동하는 동안 태양을 견디기 위해 방부제 역할을 하는 홉을 많이 넣었다 하여 IPA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맥주의 쓴맛이 싫다면 Cloudy Cider라고 하여 호주 농장에서 재배한 사과를 효소 발효시켜 설탕을 넣지 않고 만든 알코올 농도가 4.5% 인 Cider 도 좋고 Black beer 흑맥주도 맛있다.
여기 Henry Young Brewery가 2012년에 음악, 자유, 모험을 좋아하는 주인장이 오픈해서 분위기가 힙하면서도 자유분방하다. 오토바이 타는 덩치 좋고 문신한 무서운 형들도 많이 오고, 동네에서 개 데리고 맨발로 오는 한량 아저씨도 있고, 머리 염색하고 혀찌, 코찌 하고 누가 봐도 락을 할 것 같은 친구들도 온다. 걱정은 할 필요 없다. 왜냐하면 누구나 술잔 앞에서는 평등한 그런 곳이다. 오늘 밤도 술 익는 마을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이곳에서 맥주는 술이 아니라 문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