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Pitt Mall 쇼핑하라면, 피트 몰
호주는 230년 남짓의 역사가 짧은 나라이고 제조업보다는 금융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산업이 발달하여 유럽같이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명품 브랜드나 미국처럼 개성 있는 공산품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시드니에서의 즐거웠던 시간을 추억할 수 있는 쇼핑 리스트를 꼭 같이 만들어보자.
보통 가족이나 연인이 여행을 와서 처음 다투는 경우가 쇼핑하면서 생기는 것 같다. 계획을 하지 않으면 여행지에서는 마음과 주머니가 일단 열려있으니 지름신이 강림할 수도 있다. 또 쇼핑센터 위주로 여행을 하면 쇼핑을 안 좋아하는 사람 보통 남자들 입장에서는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미 여행을 오면서 항공료와 숙박비부터 돈이 들고 여행하는 동안 돈을 안 버는 것까지 감안하면 돈이 두배로 들었다는 남자의 애기도 맞다. 또 여기서 안사면 못 사고 돌아가면 호주를 추억하면 잘 쓸 거라는 여자의 말도 맞다. 둘 다 맞는 말이어서 싸움이 되는 것이다.
일단 타운홀 (town hall) 역에서 내려 빅토리아 여왕이 지키고 있는 퀸 빅토리아 빌딩 (Queen Victoria Building)부터 시작한다. QVB에서 밖으로 나오면 2019년 12월에 다시 오픈한 트램(tram)이 종소리를 내며 철로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고 있고 마이어(Myer) 백화점, 데이비드 존스(David Johns) 백화점 그리고 시드니타워가 있는 웨스트필드(Westfield) 보인다. 여기 피트 스트리트 몰( Pitt Street Mall)부터 카르티에, 불가리, 프라다, 에르메스, 루이뷔통 같은 명품 샵들도 다 근처에 모여있다.
헬렌카민스키를 좋아한다면 바로 여기 QVB부터 시작해야 된다. 우리 엄마도 시장 갈 때나 하고 다니는 밀짚모자를 왜 20만 원이나 주고 사냐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나를 포함한 많은 남자들이 느낄 것 같고 더욱 궁금한 것은 여자들은 어떻게 호주의 이 비싼 모자까지 다 아는지 신기하다.
창업자 헬렌 마리 카민스키 (Helen Marie Kaminski)는 호주의 강한 햇빛으로부터 그녀의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1983년 라피아 모자를 손수 만든 것이 ‘더 클래식’ 모델이며 헬렌카미스키 역사의 시작이다. 라피아(raffia)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재배되는데 친환경 소재인데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생산한다.
스포티한 스타일을 원한다면 비앙카 모델, 마이/미타(mai/mita)는 비앙카와 비슷하지만 머리 뒤에 밴딩과 리본으로 사이즈 조절이 가능하고, 뉴포트 모델로 크게 정리된다. 모자를 좋아하는 우리 부인의 쇼핑 리스트에는 항상 헬렌카민스키가 있다. 난 여전히 이건 그냥 밀짚모자라고 아내의 쇼핑 욕구를 자제시킨다.
다음은 짐버만에 대해 알아보자. 호주 럭셔리 패션 브랜드 짐머만 (zimmerman)은 1991년 두 자매인 시모네와 니키 짐머만이 화려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수상 기록을 가지고 있다. 소재는 실크이니, 하늘거리는 것이 리조트, 해변에서 입기 좋으나 가격이 착하지가 않다. 그래서 난 짐버만도 디자이너만 호주고 어차피 다 중국에서 만드는 옷이라고 또 아내의 쇼핑 욕구를 한 번 더 꾹꾹 눌러준다.
또 퀵실버(Quick Silver), 원래 Great Ocean Road의 토르키 (Torquay)에서 시작해서 지금 미국에 본사를 둔 서핑, 보드 브랜드이다. 퀵 실버, 록시 (ROXY), DC SHOES, 빌라봉(billabong)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빌라봉은 1973년 골드코스트에서 부부 Gondon과 Rena가 무릎길이의 서핑 바지를 손수 직접 만들어 로컬 서핑 샵에 판매하다가 정식 회사를 설립하였는데 금세 독특한 디자인과 원단으로 서퍼들의 사랑을 받게 되고 곧바로 1979년 미국, 하와이, 일본에 진출하여 현재 전 세계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참고로 빌라봉은 원주민 말로 오아시스란 뜻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T2 매장이다. 2013년에 다국적 대기업인 Unileiver에 팔렸지만 1996년 멜버른에서 시작한 새로운 개념의 차(Tea) 전문샵이다. 예를 들어 녹차에 파파야, 장미를 배합한 그린로즈 티나 밤에 잠이 잘 오는 나이트 나이트 티는 페퍼민트에 딸기, 레몬밤을 배합했다. 따뜻하게 또는 시원하게 마시는 티들을 직접 시음도 할 수 있고 향긋한 꽃향기에 알록달록 칸막이를 채우고 있는 티들을 보면 재미있다.
편안하게 기념으로 호주 캐주얼 옷을 사려면 남자는 컨트리 로드(Country road), 여자는 큐(que)나 씨폴리(Seafolly)같은 비키니 브랜드도 좋다. 호주의 국민 가방으로 좋은 가죽에 합리적인 가격인 오로톤(oroton)도 있다. 그 외에도 양모제품, 어그부츠, 캄포, 스미글, Aesop 이 있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아니면 네가 언제부터 미니멀리스트였다고? 여하튼 이 쇼핑에 대해서는 얼마까지 어느 정도가 좋은지를 나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