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Central Strayion - 시드니 중심에 있는 차이나타운
"여기는 시드니의 킹스포드 스미스 국제공항 (Kingsford Smith International Airport)입니다."라는 기내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기장의 말에 실눈을 뜨고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다. 직항 10시간만에 드디어 도착했다. 이제 기내 밖을 나서면 라면을 끓여주는 승무원 누나도 없고 한국말로 친절히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다. 뭔가 공항에서부터 신선한 공기에 코가 뻥 뚫리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낯설고 설레어서 배 안에 나비 한 마리가 머리를 꿍꿍 박으며 날아다니고 있는 것 같다.
일단 공항에서 호주 통신사의 선불 유심(Pre-paid USIM)을 사서 데이터도 쓰고 현지 전화번호도 만들자. 그리고 바로 보이는 맥도널드에서 빅맥(Big Mac)지수 확인 겸 버거로 당을 충전하고 기차역으로 가자. 내 휴대폰과 위만 빵빵하다면 이제 긴장은 안도로 바뀌고 구글(Google)이 열 일하니 센트럴 역(Central)으로 가자.
기차를 타러면 OPAL 이란 교통카드를 구입하면 된다. 기차, 버스, 트램, 페리를 포함한 시드니의 대중교통을 환승하며 탈 수 있고 일요일에는 A$2.70에 무제한 탈 수 있다. 시드니에서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2 쯩짜리 노란색 기차가 지상으로 다니기 때문에 서브웨이(Subway) 대신 트레인(train)이라고 부른다.
센트럴 역(Central)은 9개 기차 라인중에서 6개가 지나가고 가장 큰 환승역이고 멜버른이나 브리즈번으로 가는 버스도 출발한다. 또 2Km 거리 안에 오페라 하우스, 달링하버도 같은 관광지뿐만 아니라 시드니 대학교, UTS 대학 그리고 중심 상업지구(CBD, Central Business District)가 있어 관광객, 유학생, 직장인들로 붐비는 말 그대로 중심이 되는 기차역다.
당연히 에어비앤비(Air BnB), 호스텔, 호텔도 많고 차이나 타운도 여기 있다. 짧게 반말처럼 얘기하는 호주식 영어에 귀도 안 열리고 빵이나 스테이크처럼 느끼한 음식에 입도 안 열릴 때는 차이나 타운을 가자. 노랑머리 외국인들 사이에서 아시안이 많은 이곳에 가면 주머니 사정에 맞는 음식부터 나보다 영어 못하는 것 같은 사람들도 많고 뭔가 위안이 되고 자신감도 생겨난다.
중국음식은 정말 다양하다. 빨간 오리가 모빌처럼 달려있는 북경식, 카트에 얌차를 싣고 보여주는 광둥식, 청량고추보다 매운 쓰찬식처럼 자세히 보면 보인다. 뷔페처럼 먹고 싶은 재료를 큰 그릇에 담아주면 육수를 넣고 끓여주는 마라탕이나 샤부샤부처럼 고기를 적셔서 먹는 훠꿔를 먹으며 시드니에서 대륙의 맛을 보자.
실은 차이나 타운에는 중식뿐만 아니라 말레이아, 베트남, 한국, 일본, 이탈리아, 태국, 한식, 일식 등 세상의 모든 요리가 다 있다. 호주 인구 30%가 호주 밖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는 통계가 보여주듯이 다문화 다인종 국가 호주를 보여주는 것 같다. 특히 마막(Mamak: Gourbourn st)이란 말레이시아 레스토랑은 인기 있다. 셰프의 손가락 위에 빙글빙글 춤을 추던 로티 까나이(roti canai)를 카레에 찍어먹거나 볶음밥인 미고렝이나 볶음면인 나시고랭을 곁들이면 딱 양이 좋다.
아직 영어 때문에 벌미를 한다면 한국식 숯불 고깃집도 있다. 또래의 워킹홀리데이 온 친구도 반갑게 맞아주고 반짝반짝 타오르는 숯불 위에 양념 돼지를 구워 소주 한잔까지 곁들이면 "외국도 별거 아니네"라는 작은 성취감과 용기가 생긴다. 하지만 계산서를 보는 순간 그 자신감이 흔들릴 수가 있다. 왜냐하면 시간당 최저임금이 19불(만 오천 원)이 넘으니 외식비는 한국보다 두배 이상 비싸다. 그리고 소주는 수입될 때 알코올 도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병당 15불(만 이천 원) 정도이니 세배 정도 이상 비싸다. 환영한다. 여기는 시드니이다.
숙소에 집을 풀고 해가 지면 달링하버(Darling Harbour)로 가보자. 여기서 달링은 연인이 아니라 NSW주 여섯 번째 총독인 랄프 달링(Ralph Darling, 1772-1858)인데 그가 총독으로 있던 1825년부터 1831년까지 죄수를 고문하고 엔터테인먼트를 금지시킨 폭군인데 지금은 파티와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펍(pub)마다 다르지만 보통 4-7시 사이에 해피아워 (Happy hour)가 있다. 칵테일이나 맥주를 반값에 마실수 있다. Central 역이 있는 Haymarket, 시드니 CBD, 킹 스트리트 와프(King Street Wharf) 그리고 오페라하우스까지 펍, 바, 레스토랑이 아주 많다. 나만의 곳을 찾을 때까지 팔짝팔짝 메뚜기처럼 다녀보자. 그걸 펍 호핑(Pub hopping)하는 것 보니 호주 메뚜기도 많은 것 같다.
시드니 가장 번화한 곳에 차이나타운이 자리 잡고 있는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중국의 영향력은 아주 막강하다. 호주의 3대 수입원이 석탄, 철광석 그리고 유학산업이 인데 중국에 30% 정도 의존하며 당당한 제1 교역국이다. 종종 농장 워킹홀리데이 가는 친구들로부터 인종 차별당한 경험도 들었겠지만 시드니처럼 중국인과 이민자들이 많은 도시에서는 인종차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해야 되고 영어를 못해서 억울한 일을 겪기도 하지만 일단은 너무 걱정하지 말고 하나씩 경험해보자. 영어는 실수하면서 계속 공부하면 되고 시행착오를 통해 얻어진 경험들을 더 좋은 여행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이제부터 시드니에서 자신의 색깔을 찾고 천천히 몸과 마음의 근육을 키워보자. 완벽주의자가 되려 하지 말고 경험주의자가 되자. 실수해도 괜찮다. 왜냐하면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