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나는 꽃 같은 20대에게

1.0 시드니의 봄

by 시드니 이작가

남반구 호주의 봄은 9,10,11월 3개월간이다. 건조하고 차가운 겨울을 보내고 꽃 피는 봄이 되면 겨울 내내 숨겨왔던 자카랜다가 온 거리를 보랏빛으로 물들인다. 시드니 대학교 앞뜰에도 자카랜다가 어김없이 피어나면 학생들은 떨어진 자카랜다 꽃잎을 밟으면 시험에서 낙방한다는 전설을 믿는 양 해가 떨어질 때까지 도서관에서 리포트와 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다.


본다이 비치에 가면 야외조각(Sculpture by Sea)이 파아란 타즈만 해를 앞에서 예술혼을 꽃피우고 있고 적도로 갔던 고래들은 여름을 보내기 위해 남극으로 내려가며 지느러미를 물밖으로 흔들며 인사를 한다.


한국이라면 개나리, 철쭉, 벚꽃이 피는 봄에는 겨우내 묵은 먼지도 털어내고 학교도 개강을 하고 다시 일 년을 시작한다. 이제 막 연둣빛 싹을 피우는 것처럼 인생에도 봄 같은 시간이 있다. 12년의 의무 교육을 마치고 성인이 되어 서울로 올라와 대학생활을 시작하던 1997년 내가 20살이 되었던 때이다.


세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온통 장밋빛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던 나의 20대와 모든 20대에게 시드니의 봄으로 초대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