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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이작가 Aug 26. 2020

두 번 아키볼드를 탄 캐써린

자연이 창작의 원천이다 

여기 한 예술가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캐써린, 본명은 Del Kathryn Baron이다. 1972년생이니 이제 40대 중반의 두 아이의 엄마이고, 한 남자의 아내이다. 태어난 곳은 시드니에서 서쪽으로 1 시간 가면 나오는 블루 마운틴 국립공원 쪽이다. 어릴 적부터 자연, 곤충, 동물, 식물 그리고 유니콘이 나오는 동화를 좋아하던 아이였다. 그래서 나와 우주가 탯줄로 연결이 되어있고 빨간 혈관들이 캔버스를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이 동화적인 환상을 주기도 한다.  


1995년 첫 개인전을 시작하여 2008년에 아들 Kell, 딸 Arella 그리고 자신의 얼굴을 그려서 남자들이 독식하던 아키볼드(Archibald)상을 수상한다. 배경에는 그녀의 테마인 꽃과 식물들을 그렸다.  그리고 2013년에는 영화배우 Hugo Weaving을 그려서 두 번째 아키볼드를 수상한다. 


처음 NSW 주립 미술관 (Art Gallary of NSW)에서 그녀의 작품을 봤을 때,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말처럼 계속 찾게 되었다. 한번 그리면 수정이 힘든 펜으로 일러스트처럼 아주 세심하게 그림을 그린다. 마치 거미줄처럼 여기저기 복잡하게 연결이 되어있고, 메비우스의 띠처럼 영원히 끊어지지 않을 것 같은 선들이다. 무수하게 연결되어 있는 생명들을 정성스럽게 한 땀 한 땀 그려서 색으로 온기를 불어놓는 그녀만의 작품세계는 한 번만 봐도 아 이건 캐써린 작품이구나 하고 알 것 같은 그녀만의 스타일을 창조하였다.

 

그녀의 창의성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나는 그 실마리를 호주의 자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캐서린은 항상 블루마운틴 자락에서 해가 뜨면 전봇대처럼 높게 뻗은 유칼립투스 나무 위에 매달려 있는 코알라를 깨우지 않게 숨죽이며 보고, 땅의 거미와 도마뱀들과 벗겨진 나무껍질들을 만지며 놀다가 해질 녘이면 캥거루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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