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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nd 마지막 앨범

Hurry Up Tomorrow

by 초이작가 Feb 05. 2025

미국 팝 가수 weeknd를 좋아한다. 이 가수를 본격적으로 좋아하게 된 계기는 예전 사귀었던 여자친구 때문이었다. 그녀의 차에서 자주 흘러나온 노래들이 weeknd 곡들이었다. 처음엔 멜로디와 독특한 목소리, 그리고 신스팝에서 오는 올드하고도 힙합의 요소까지 가미된 R&B가 동시에 느껴지는 시티팝이라니. 


흥미를 안 가진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곡들이었다. 이후 여러 곡들을 찾아 듣게 됐고, 가사를 훑어보았다. 꽤 자전적 내용이 강했다. 여러 앨범의 곡들과 앨범의 전체적 흐름이 무언가 특정한 메시지를 향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미국 음반 시장에 최정점에 서 있는 가수가 예술, 그것도 음악으로 10년에 걸쳐서 자신의 메시지를 노래에 담았다는 것은 위대하고도 대단한 일이라 생각한다. 10년의 기획, 그리고 weeknd라는 활동명을 끝으로 마지막 앨범으로 본인의 기획 마침표를 찍었다는 것에 깊은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결국, weeknd가 노래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끊임없는 지옥의 굴레(세상)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었다. 끊임없는 방황 가운데서 구원을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모든 사람들이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던 것 같다. 단순히 듣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당신들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나 또한 당신들과 다르지 않은 인생이란 것을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지 모르겠다. 




인간은 죽기 직전까지 풀어야 할 문제 3가지가 있다. 


1. 의식주 

2. 직업

3. 삶의 의미


1번과 2번은 사실상 너무나 잘한다. 잘한다기보단 하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에 타의든 강제든 자의든 무조건 1, 2번은 이행해야만 한다. 그리고 국가와 사회는 1번과 2번에 목적이 맞춰져 있다. 1번과 2번을 위해 인류가 발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삶의 의미는 1번과 2번에 맞춰져 있다. 동일하게 여기서 성공을 이루고 싶어 하며,   특출한 노력과 천재성을 지닌 자들은 평균 이상의 세계로 발돋움한다. 그리고 모두가 그 이상으로 나아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3번 삶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전 인류는 동일하게 의미에 대한 결핍을 느끼고 있다. 1번과 2번을 아무리 이루어도 결국은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은 채 결국 우리는 길을 잃어버린다. 끊임없는 공허함과 외로움은 우리의 내면과 의식을 어둠으로 잠식시킨다. 아무리 물을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가. 그 순간이 지옥일 것이다. 지금 우리 시대는 갈증을 해소할 수 없는 시대다.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의미가 사라져버린 시대에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무엇을 찾고 발견해야 하는지 이젠 의미를 찾은 자들이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미국 팝 시장에서 최정점에 서 있다는 의미는 부와 명성을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이뤘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한 자가 10년에 걸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분명하고 확실했다.




전 앨범의 메시지 순서로 흐름을 보자면 

사랑, 타락, 욕망, 후회, 구원 의미로 이어진다.  


(1) 쾌락과 욕망

그의 초기 작품들(예: House of Balloons, Thursday, Echoes of Silence)에서는 마약, 성적 욕망, 그리고 타락한 삶의 유혹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는 쾌락을 탐닉하지만, 동시에 그로 인한 공허함과 피로를 느낀다.

▶ 대표 곡: High For This, The Party & The After Party, The Hills

▶ 주요 메시지: "쾌락은 순간적이지만, 결국 내면의 공허함을 채울 수 없다."


(2) 사랑과 배신, 후회

Beauty Behind the Madness (2015)와 Starboy (2016)에서는 사랑과 배신, 후회에 대한 주제가 두드러진다. 그는 사랑을 갈망하면서도 동시에 파괴하는 양면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삶이 통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대표 곡: Earned It, In the Night, Die For You, Call Out My Name

▶ 주요 메시지: "사랑을 원하지만, 내 방식으로는 온전한 사랑을 유지할 수 없다."


(3) 자아와 구원에 대한 갈망

After Hours (2020)와 Dawn FM (2022)에서는 더 깊은 내면적 갈등과 구원에 대한 갈망이 드러난다. 특히 Dawn FM에서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라디오 방송국 형식으로 표현하며, 영적 성찰의 과정을 담고 있다.

▶ 대표 곡: Save Your Tears, Faith, Blinding Lights, Sacrifice, Gasoline

▶ 주요 메시지: "나는 길을 잃었지만, 어딘가에서 구원을 원하고 있다."

☆Dawn FM - out of time (마지막 짐캐리의 내레이션으로 모호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참으로 인상 깊었다. 필자가 어쩌면 가장 좋아하는 곡일지도 모른다.)


(4) 영적 해방과 변화

가장 최근 앨범 Hurry Up Tomorrow (2025)에서는 위켄드가 자신의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하며, 새로운 존재로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타락과 욕망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과 동시에, 아직도 그것에 매혹되는 자신과 싸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 대표 곡: Baptized in Fear, Opening Night, Darkest Before Dawn

▶ 주요 메시지: "나는 변화하고 싶지만, 과거의 유혹이 나를 계속 끌어당긴다."




위켄드는 앨범 발매 전 마지막 앨범을 "가장 어두운 앨범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던 점에서 지금까지의 위켄드 페르소나가 완전히 벗겨진 대미 장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 앨범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구원을 간절히 원함과 동시에 고통의 굴레에서 결국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면서 확실히 어두운 앨범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결국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삶은 무언가 간절히 바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면서, 삶의 의미의 여정에서 인간은 여전히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일 말하였다. 좋은 모습으로 살고 싶었지만, 결국엔 실패했고, 다시 돌아가기는 불가능에 가까워질 만큼의 절망성을 곡을 통해 표출하면서 weeknd의 페르소나는 이렇게 끝이 났다.  




With my mother trying to save every ounce of my innocence.

어머니는 내 순수함을 지키려 애쓰고 있는데

 

I failed her like I failed myself, I'm sorry (Yeah)

나는 엄마를 실패하게 만들었고, 나 자신도 실패해버렸어, 다 미안해 

 

Mama, I'm sorry, oh, yeah

엄마, 내가 미안해, oh, yeah

I wanna change

변하고 싶어

 

I want the pain no more, oh, yeah

더 이상 고통을 원하지 않아, oh, yeah

 

No, I need heaven after love

그래, 사랑 이후의 천국이 필요해

 

I want heaven when I die

죽고서 천국에 갈 수 있었으면 해

 

I wanna change

변하고 싶어

 

I want the pain no more, no more, no more

더 이상 고통을 원하지 않아, 더 이상, 더 이상은




weeknd는 인스타그램에서도 본인이 게시한 사진을 통하여 이따금씩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the present humanity is frail, deteriorating and weak, but to share eternal life the bodies must be transformed" 현재 인류는 연약하고, 쇠퇴하고, 약하지만, 영원한 생명을 나누기 위해서는 육체를 변화시켜야 합니다


"if you’ve made your peace, then they are really angels, freeing you from the earth. It’s just a matter of how you look at it”만약 당신이 평화를 이루었더라면, 그들은 정말로 천사가 되어 당신을 지구에서 해방시켜 줄 것입니다. 그냥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어요


weeknd의 본명은 Abél Tesfaye다. 이젠 weeknd 활동명을 버리고 앞으로 본명으로 활동한다고 한다. 끊임없이 인생의 의미를 괴로워하면서까지 찾아야 하는 게 과연 인간의 의미 중 하나라면 우린 충분히 그것을 가치 있다고 여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통은 필연적이며, 그 기간은 외로움과 공허함의 싸움일 것이다. 그 안에서 결국 의미를 조금씩 찾아가고 찾아낸 사람이 해방감을 맛볼 것이다. 본명으로 활동하는 아벨은 앞으로 어떤 곡을 또 대중에게 던져줄지 기대와 동시에 걱정이 앞선다. 그의 괴로운 여정이 계속 될 지, 아니면 의미를 찾은 자로서의 모습으로 대중들과 소통할지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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