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은 세계 거북이의 날이라고 한다. 처음 알게 되었다. 바다거북의 멸종을 막으려고 2000년에 제정하였다고 하는데 바다거북의 멸종 위기는 지금도 진행형이라고 한다.
거북. 어릴 적에 참 좋아했던 동물이다. 물론 닌자 거북이나 슈퍼 마리오를 즐기며 자란 탓이 클지도 모른다. 붉은귀거북을 키우기도 했다. 물론 오래 살리지는 못했다. 아마 어린 시절, 자꾸 물에 담갔다가 돌에 올렸다가, 억지로 걷게 했다가 딱지에 들어가 있으면 나오게 하는 등 장난을 쳤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내가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
거북이를 위한 날. 어쩌면 우리 주변의 거북이를 위한 날도 정해야 할지 모른다. 남들보다 느리고, 맞서 싸우기보다는 등딱지에 몸을 숨기고 조용해지기를 기다리는. 끝까지 물러나지 않는 적에게는 끝내 속살을 모두 내어주거나 어쩌다 뒤집히면 그대로 죽어야만 하는 비참한 삶.
우리 시대는 거북이를 거북스럽게 여긴다. 느리다고 소극적이라고 말하면서 더 빠르게 더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가라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등딱지 속에 숨지 못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내보이며 창피를 무릅쓰고 두려움을 견뎌내며 억지로 웃으며 즐기는 척 살아간다.
바다거북의 멸종을 막는 실질적인 목적은 매우 중요하다. 바다거북의 멸종은 곧 우주 전체의 균형이 파괴되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바다거북뿐이랴.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의 멸종이 그것을 증명한다. 주변의 거북이들이 모두 거북스럽지 않게 될 때, 우리 세상은 망가지게 될 것이다. 거북은 거북스럽다. 아니다. 거북은 거북다워야 한다. 거북이 거북스럽지 않기 위해서는 거북다움을 더 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만 거북과의 유사성에서 벗어나 거북의 본래 특성을 간직하면서 균형 잡힌 세상의 한 부분을 책임질 수 있을 테니까.
5월 23일은 세계 거북이의 날이라고 한다. 바다거북의 멸종을 막기 위한 날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거북이를 생각해 본다. 거울을 본다. 어둠 속에 밝은 눈빛이 움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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