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답잖다

황혼녘의 라푼젤

by 정선생

여름은 덥고 겨울은 답답해서

15층 발코니 창문이 열린다

식구들 설득과 짜증에도
고집스럽게 열린 창문


그녀가 젊었다면
문틈으로 긴― 머리칼을

내려주었으련만

남편과 아들을

먼― 데 보내야 했던

그녀가 웃는다


그녀의 입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추억과 안부들

아, 라푼젤
15층 꼭대기의 진정한 주인
땅을 밟지 못할 여인이여

하늘에 가까워야만 행복할

얄궂은 운명이여

황혼의 여인이여.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