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bout THINGs

토미카

NO.136 Cadillac Escalade

by 정선생

인스타그램에 2018년 9월 8일에 구매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니, 아들 녀석이 19개월 때다. 어른이들의 수집품으로도 유명한데, 이 토미카의 주인은 내 아들이다. 동네 롯데마트에서 목마를 타고 있던 아들이 그 위에서 뭔가를 손에 쥐었다. 혹시라도 물건을 망가뜨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얼른 확인해 보니, 바로 이 기다란 토미카 상자를 잡았던 것이다. 그때까지는 장난감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아들이기에, 처음으로 손에 쥔 이 토미카를 구매했다.


아이들에게는 엄마와의 분리불안을 견딜 수 있는 애착 물건들이 있다. 스누피로 유명한 만화 피너츠에서 리누스는 담요를 늘 가지고 다닌다. 하이킥에서 고민이 생기면 이불을 덮어쓰던 최다니엘에게도 이불은 안정감을 주는 물건으로 설정된다. 내 아들에게 토미카가 '애착 물건'이 되었다. 이 자동차를 사서 집으로 왔을 때 '막상 집에 가면 관심 없는 것 아니야?'라는 의심을 했지만, 막상 포장을 뜯어서 보여준 뒤로 늘 손에 쥐고 다녔다. 집안은 물론이고 외출할 때에도 가지고 다녔고, 목욕하거나 잠을 잘 때에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 덕분에 여기저기 흠집이 많이 났다.


입에 넣기도 하기 때문에 몸에 안 좋을까 봐, 걱정도 돼서 똑같은 것을 하나 더 장만해주었다. 그럼에도 아들 녀석은 이 오래된 흠집투성이를 더 좋아하는 듯했다. 똑같은 두 대의 토미카를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낡은 것을 잡고 새것을 내려놓는 모습을 볼 때면 그런 느낌을 받는다.


문득 그런 아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이기적이기도 하지만, 아무 편견 없이 물건을 사랑할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우리 어른들은 물건에 흠집 하나만 생겨도 신경이 쓰이고, 심한 경우는 그 물건을 쓰기 싫어지기도 하니까 말이다.

아들 녀석과 아내가 잠이 든 새벽, 아들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을 정리하다가 낡은 토미카를 찍어 보았다. 이것이 어느 어른의 수집품 중 하나였다면, 가치가 없어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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