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답잖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선생 Jan 01. 2023

토끼처럼

새해에는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게 해 주소서

고함소리 흐느끼는 소리

심장이 뛰는 소리와 피가 흐르는 소리까지

귀 쫑긋 세워 어떤 소리도

놓치지 않게 하소서


새해에는

오르막에서만 빠르게 하소서

내리막에서는 오히려 뛰지 못하게 하시고

사나운 늑대와 사냥꾼 마 허덕일 오르막을

가볍고 힘차게 올라가게 하소서


새해에는

자만하지 않게 하소서

겁에 질리게 하소서

경계하게 하소서

강한 힘에 힘으로 맞서기보다

차라리 도망하게 하소서


호랑이가 할퀴고 간 상흔을 치유하게 하소서

새해에는

토끼처럼 누구도 할퀴지 않게 하소서

매거진의 이전글 불편한 속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