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bout THINGs

Tissot Le Locle Automatic

by 정선생
사파이어 글라스에 에타(ETA)의 보급형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시계다. 40시간 정도의 파워리저브에 수동 감기와 초침 멈춤 기능이 있다.

프러포즈를 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할까 하다가 내가 가진 이 시계와 똑같은 시계를 여성용 시계를 주문해 두었다.


당시 학원에서 일하던 아내를 기다리다가 텅 빈 집으로 데리고 왔다. 도배하고 장판만 해 두었던 그 집이 우리 식구가 지금 사는 오래되고 작은 아파트다.


현관에 들어서서 센서 등이 켜지면,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진 사진이 보였다. 촛불 같은 건 없었다. 2년 동안 찍은 사진을 거실에 하트 모양으로 놓아두었고, 그 가운데에 시계를 나란히 놓아두었었다.


뭐, 시계라는 게 서로 조금씩 오차가 있는 시간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함께 같은 시간을 살아간다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자는, 개떡 같은 소리를 횡설수설 프러포즈랍시고 했던 것 같다.

아내는 시계가 무겁다는 이유로 잘 차지 않는다. 하기는 매일 시계를 차지 않거나 여러 시계를 차는 사람에게 오토매틱은 불편하다, 사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정말 자주 찼지만, 지금은 잘 차지 않는다. 초년생 시절 정장 차림에서 캐주얼 차림으로 바뀐 탓도 있지만, 원래 뭔가 튼튼해 보이는 시계를 선호하는 편이라 그런 것도 있다. 그래서 차분한 드레스 워치를 잘 찾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가끔씩 이 시계를 손목에 올리면, 그때 생각도 나고 나이도 좀 들어 보여 점잖은 사람이 되는 기분도 든다. 아들이 태어났던 그때도 떠오르고. 아무튼 그런 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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