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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생 Jul 06. 2023

변덕이 죽 끓듯, 이리저리 기웃기웃

오르락내리락. 이리저리, 갈지자(之)걸음.

때로는 높은 곳에 올랐다가, 때로는 밑으로 내려간다.

힘껏 외친 ‘만세!’가 메아리로 돌아오기도 전에 밑으로 내려간다.

오르기 힘든 정상이었다가 멈출 수 없는 내리막인 곳.

그곳을 지날 때마다 궁금해진다.

나는 결국 정상에 멈출까, 바닥에 머물까.     


오른쪽으로 갔다가 왼쪽으로 갔다가, 갈팡질팡하기도 한다.

변덕스러운 마음들.

그럴 때마다 질문을 던진다.

내가 선택한 목적지가 과연, 최선이자 최고인,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는 곳인지를.     


문득, 단체 줄넘기를 할 때, 줄을 잡고 돌리던 일이 생각난다.

지루하기만 한, 줄 돌리기. 한쪽 끝에서 줄을 잡고 돌리던 내가 부러, 파동을 만든다.

팔을 위아래로, 좌우로 흔들면서.

넘실넘실 출렁출렁. 누가 더 많은 파동을 만드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승부.

더 많은, 더 빠른 파동을 만든 쪽이 반대편으로 더 큰 힘을 보낼 수 있다.     


직선으로 내달리는 삶은 분명, 누구보다 빨리 출발지점에서 도착지점으로 갈 듯하다.

그러나, 어릴 적 장난으로 만들어냈던 그 줄의 파동이 만드는 힘을 기억한다.

여기에서 저기로 다다르는 가장 힘찬 길은 오히려, 구불구불한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가는 마음은, 결코 꺾이거나 부러지지 않을 듯한 기분마저 든다.     


매일 아침, 내 마음이 갈팡질팡한다.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채, 이미 밝아버린 아침을 맞는다.

우왕좌왕하는 나를 비웃을 사람들.

그러나 우왕(右往)이 좌왕(左往)에 실어줄 힘, 좌왕(左往)이 우왕(右往)에 실어줄 힘을 믿기에

우왕좌왕(右往左往) 갈지(之)라도 애써 용기 내어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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