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로망스는 민요와 함께 러시아 음악의 근간을 이룬다. 로망스는 민초들의 삶이 담긴 민요와 달리 귀족 문화에 기원을 두고 있다. 11세기 이후 귀족 영주들에 귀속된 음유시인들이 즉흥적으로 불렀던 노래가 로망스의 시초다.
문학적인 가사에 고전음악 악기로 반주하는 로망스는 우리 가곡이 지닌 정서와 비슷하다. 사랑, 이별, 인간의 고뇌, 자연 등이 주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차스투쉬카·바르듸 같은 형식을 낳았다. 그래서 차스투쉬카(Chastushka, 俗謠)는 대개 시적인 노랫말의 4행으로 이루어진 각운이 있는 노래형식이다.
차스투쉬카는 생활의 노래이면서 노동요이고 저항의 노래다. 체제와 체제 수호자들에 대해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 유머와 역설이 담겨 있다. 러시아 민요 중에서 차스투쉬카가 나온 시기는 17세기부터다. 하지만 대중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은 1917년 볼셰비키혁명 전후다.
대표적인 차스투쉬카로는 1667년경 카자크(Kazak, 러시아 남서부 돈강과 볼가강 유역의 군사공동체를 형성한 농민집단, 코사크 Cossack라고도 함) 지역에서 농민혁명군을 이끌었던 스텐카 라친(Stenka Razin, 1630~1671, 카자크)을 기리는 노래인 스텐카 라친(Stenka Razin)이 있다.
가사에는 공주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스텐카 라친이 남진하여 페르시아를 공략할 때 페르시아 공주와 비극적인 얘기를 담고 있다. 러시아의 위대한 역사 화가로 칭송받고 있는 바실리 수리코프(Vasily Ivanovich Surikov, 1848~1916, 러시아)의 회화 '스텐카 라친 (Stenka Razin, 1906)'에서 스텐카 라친의 모습이 보인다.
1970년대 우리나라 가수 이연실이 번안해 부르기도 했다.
- 스텐카 라친(Stenka Razin), 이연실 -
넘쳐 넘쳐 흘러가는
볼가 강물 위에
스텐카 라친 배 위에서
노랫소리 드높다
페르시아의 영화의 꿈
다시 찾은 공주의
웃음 띤 그 입술에
노랫소리 드높다
돈코사크 무리에서
일어나는 아우성
교만할 손 공주로다
우리들은 주린다
다시 못 올 그 옛날에
볼가 강은 흐르고
꿈을 깨친 스텐카 라친
장하도다, 그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