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모습만 천사 같아
초코는 천사다.
자는 모습만 천사다.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진 것만 같다.
작은 숨을 고르며 잠든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냥 그거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스르르 평온해진다.
하지만...
초코가 눈을 뜨고
기지개를 켜는 그 찰나,
우리 집엔 비상이 걸린다.
깨어나는 시간에 맞춰
경보기를 설치해야 하나,
진심으로 고민될 정도다.
집 안을 뛰어다니는 정도는 이제 일상이고,
그냥... 날아다닌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 집엔 고양이가 아니라
날다람쥐 한 마리가 사는 것 같다.
초코는 도무지 걷지를 않는다.
발이 바닥에 닿는 순간은
딱 두 번뿐이다.
밥 먹을 때, 그리고 물 마실 때.
그 외의 시간엔
늘 공중에 있다.
잠도 바닥에서 자지 않는다.
캣타워 제일 꼭대기,
천장에 닿을 듯한 그 자리.
거기에 매달리듯 웅크리고 잠든다.
그 모습조차...
천사 같긴 하다.
하... 어쩌다.
저쩌다.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이게 바로
말썽쟁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인가 보다.
우리 집 아파트로는
이 에너지를 감당하기가 점점 벅차다.
설마 이러다.. 이사를 가야 하는 건 아니겠지?
아무래도 조금만 더 크면
통제 불능 ‘말괄량이 삐삐’가 아니라
말괄량이 초코냥이가 될 게 분명하다.
하...
ps.
암컷이 더 얌전하다는 나의 생각은 빗나갔다.
수컷인 코짱이가 암컷인 초코보다 100배는 더 얌전하다.
초코가 잠든 집은
한순간 고요해지고,
그제야 나는 오늘을 되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