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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바람이 부는 날, 바다가 가장 무섭다

조용한 바다의 경고

by 피터팬


제주에 살면서 바다는 매일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맑은 날엔 그 얼굴이 유난히 곱고,

바람이 부는 날엔 쉽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

흙탕물이 되어 요동치는 날엔,

그저 멀리서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말로 무서운 날은 그런 날이 아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

그렇게 조용하고,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날.

고요한 바람이 부는 날.


모래알 하나 움직이지 않고,

갯바위 사이로 물결이 부서지지도 않는 그런 날.


수면은 거울처럼 매끄럽고,

하늘빛을 그대로 품은 바다가 말도 없이 누워 있다.

그 날의 바다는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낯설다.

마치 말을 아끼고 있는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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