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 전송

숨길 수 없는 시간

by 피터팬


2017년 6월 20일, 18시 44분 / 서울 외곽, 4번 창고 2층 백업실


영상은 끝났지만, 모든 것은 이제부터였다.


핀은 파일을 외장 드라이브에 복제한 뒤, 장비를 닫고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의 얼굴엔 피로와 긴장이 겹쳐 있었지만,

그 속엔 확실한 의지가 깃들어 있었다.


“할 수 있어요.”


작은 목소리였지만, 단단했다.


핀은 무전기를 꺼내 루카와 접속을 시도했다.

잠시 후, 약한 신호가 잡혔다.


“...들려?”


“핀이다. 영상 확보했고, 풀 버전이 있다.

이걸... 방송국으로 가져가겠다.”


잠시 침묵, 그다음 루카의 대답.


“그건 위험하다. 방송국은 이미 화이트팀의 손에 있어.”


“그럼, 어디야?”


“지금 네 옆. 4번 창고.

거기... 송출 백업 라인이 살아 있을 거다.”


2017년 6월 20일, 18시 47분 / SC-0 긴급 대응실


B3는 루카의 채널 복구를 감지하고 있었다.


“4번 창고 송출 라인, 재접속 감지.

안에 누군가 있다.”


C1은 의자를 돌려 창밖을 내다봤다.


어둠은 어느새 서울 외곽을 덮고 있었고,

작전 시계는 이제 18:50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4번 창고.

현장 조 확보하고, 내부인 증거부터 지워라.”


B3는 조용히 응답했다.


“그러면 그 아이도 사라집니다.”


C1은 돌아보지 않았다.


“그 아이는 이미 사라졌어야 했어.”


2017년 6월 20일, 18시 50분 / 4번 창고 1층, 구 송출 제어실


핀은 벽을 뜯어내고 숨겨진 라인을 열고 있었다.

90년대 위성 송신 장치 일부는 여전히 살아 있었고,

그 위에 핀이 들고 있던 외장 드라이브가 연결되었다.


아이도 함께 손을 보탰다.


“여기요, 이 선... 끊겨 있어요!”


핀은 즉시 테이프와 접속부를 확인해 복구했다.

일시적 전원이 공급되며 모니터가 깜빡였다.


마침내 뜬 메시지:

위성 송신 포트 A / 대기 중


그들은 준비를 마쳤다.

이제 누군가가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모든 영상이, 세상에 연결될 것이다.


2017년 6월 20일, 18시 54분 / SC-0 내부

EYE-01: “위성 포트 A 활성화 확인.

송출 대상 미확인.”


C1: “선이다.”


B3는 무전기를 집어 들고 마지막으로 물었다.


“지울 겁니까?

그 아이까지도?”


C1은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


“지금이라도, 손을 놓으면 된다.

이건 우리 모두를 위한 정리야.”


그리고 C1은 자리에 앉아

모든 스크린을 꺼버렸다.


2017년 6월 20일, 18시 57분 / 4번 창고, 지하 송출실


아이와 핀은 송출 버튼 앞에 서 있었다.

밖에선 자동차 바퀴소리와 함께 정리조의 발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핀은 아이에게 물었다.


“마지막으로... 정말 괜찮겠어?”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작게 말했다.


“이제, 내가 말할 차례예요.”


그 순간, 버튼이 눌렸다.


2017년 6월 20일, 18시 58분 / 전국 각지


뉴스 서버에 이상한 프레임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SNS엔 이름 없는 영상이 퍼졌고,

라디오 주파수 일부에서 낯선 전파가 감지되었다.


그건 모두,

RJ-88A의 마지막 영상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얼굴이


처음으로 세상에 비쳤다.







keyword
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