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이 부활할 때

마지막 조각, 연결된 증언

by 피터팬


2017년 6월 20일, 18시 52분 / 4번 창고 내부 – 지하 송출실


송출이 시작된 지 약 4분.

핀과 아이, 그리고 외장 드라이브엔 여전히 연결 중이었다.

컴퓨터 화면에는 ‘위성 포트 B / 안정 연결’이 나타나 있었다.


아이의 얼굴는 어두운 화면 속에서도 또렷했다.

핀은 조용히 재생 기록을 확인했다.

“#002. 풀 프레임. 백업 1, 완전 검증됨.”


그 순간, 갑자기 장비가 끊기며 스크린에 오류 메시지가 뜨기 시작했다.


“Connection Lost. 백업 포트는 대체 가능한가?”


핀은 급히 외장 드라이브에서 다른 케이블을 꺼내 연결했다.

하지만 시간이었다.

스크린이 깜빡이며, 과거 송출된 프레임의 흔적이 순간 재연됐다.


“정리조 요원 E… 마지막 순간, 아이 쪽으로 몸을 숙였다.”

“화이트박스가 조작되지 않았다면, 그 순간은 선택이었을 거다.”


그 메시지는 단 하나의 문장으로 불완전하게 빠르게 흘렀다.

그리고 화면은 완전히 꺼졌다.


핀은 숨을 고르며 아이의 손을 꼭 잡았다.


“그 기록... 남겨졌어.”


아이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2017년 6월 20일, 18시 52분 / SC‑0 내부 – 긴급 통제실


B3는 실시간으로 업로드 흐름을 감시하고 있었다.

화면엔 여러 개의 알파벳 코드와 GPS 좌표가 빠르게 깜빡였다.


“지워진 백업 포트 B에서 신호가 접속됨!

재접속 로그가 포착됐다.”


C1은 깊게 숨을 고르고 말했다.


“가능한 경로는 두 개뿐이다.

4번 창고 내부, 아니면 지하 중계소.”


B3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둘 다... 선이 움직인 경로였습니다.”


C1은 회의용 테이블 뒤에 서서 큰 화면을 바라봤다.

그 안엔 이미, 공개되지 않은 수많은 이름들과 생년월일이 떠 있었다.


“이제 선택해야 한다.

누굴 지우고, 누굴 남겨둘 것인가?”


2017년 6월 20일, 18시 55분 / 폐 창고 외곽 – 루카의 위치


루카는 아직 폐창고 안에서 홀로 있었다.

그의 손에는 무전기 하나와, 노란색 폴더가 들려 있었다.

폴더에는 RJ-88A 관련자 명단이 담겨 있었다.


“핀, 듣고 있나?”


무전이 다시 연결됐다.


“들려. 이름과 영상... 전부 확보했어.”


루카가 대답했다.


“좋아. 이제 마지막 단계다.”


그는 검은 폴더를 살며시 펼쳤다.


“이 명단은... 우리가 다시 세상에 보여줄 거야.”


2017년 6월 20일, 18시 57분 / 4번 창고 1층 – 폐쇄된 통제실 입구


정리조 요원들이 외부 문을 부수고 진입하고 있었다.

외부 스피커에서 알람 송출음이 크게 울렸다.


SC‑0 내부에선 긴급 삭제 명령과 보안 초기화가 이뤄지는 중이었지만,

현장엔 이미 ‘선’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요원 하나가 문을 열자,

지하 송출 포트에서 스크린이 꺼진 채 멈춘 장비가 놓여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한 요원이 낮게 말했다.


“여기... 아무도 없어.”


마지막 장면 / 고요한 밤, 하늘엔 별 하나 없이 어두웠다


아이와 핀은 지하 출구 계단을 올라왔다.

밖에 있는 승합차 앞, 루카가 기다리고 있었다.


세 사람이 동시에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루카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은... 그걸 받아줄 누군가를 찾아야 해.”


핀이 고개를 돌려 아이를 바라봤다.


그 순간, 아이가 말했다.


“난, 말할 수 있어요.”


그리고 셋은, 그 고요한 밤 속에서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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