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투리, 아는 듯 모르는 그 말들
제주에 내려온 지 5년이 넘었다.
그래도 아직 귀에 걸리는 말이 있다.
정확히는, 귀를 스쳐 지나가 버린다.
그리고 남는 건
“방금 뭐라고 하신 거지?”라는 멍한 표정뿐이다.
며칠 전, 버스를 탔다.
중간 정류장에서 앞자리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일어나자
버스 기사님이 뭐라고 하신다.
“게메, 알암수다.”
순간 나는, 진지하게
‘게? 메? 무슨 해산물 얘기인가?’ 하고 있었다.
아주머니는 “웅”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내렸다.
버스 문이 닫히고 나서야 기사님이 나를 슬쩍 보며 말했다.
“곧 내린다 하는 거여.”
며칠 후, 아침에 시장에 갔다.
채소 가게에서 호박을 고르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이거는 허멍 헙서게?”라고 물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네~”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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