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에서 이과수로 이동 - 2015/04/28(화)
리우의 숙소에서는 근처 사거리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저렴하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을 수 있는 할인쿠폰을 줬다. 리우에 머무는 동안 그 쿠폰으로 분주한 현지인들 속에 섞여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했다. 그 시간이 참 좋았다. 양손에 커피 한잔과 토스트를 들고 여유롭게 바라봤던 그 거리... 바삐 출근하는 사람들, 아침 일찍부터 해변으로 가는 수영복 차림의 젊은이들, 귀에 헤드셋을 쓰고 거리를 청소하는 젊고 육감적인 흑인 아가씨, 돌봐주는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아침 산책에 나선 부유한 노인들... 그들이 아침 햇살이 비추는 거리를 흘러가는 모습을 급할 것 없는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이제 눈에 익은 숙소 주변의 거리들을 뒤로하고, 오늘 우리는 이곳을 떠나 브라질의 국경에 위치한 이과수로 간다. 도시에서 시작된 우리의 여행이 대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 될 것이다.
리우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두 시간 만에 이과수 공항(Foz do Iguacu)에 도착했다. 수화물을 찾는 곳에 여러 나라 말로 환영의 인사가 쓰여 있었는데 그중 한글이 눈에 들어왔다. ‘잊을 수 없는 곳으로 어서 오십시오. 대한민국 파이팅!’ 어딘가 어색한 문구지만 그래서 더 정감이 가고 반갑다.
리우 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할 때에는 미처 몰랐는데 이과수 공항에 도착해 보니 여행자들 중 대부분은 노년층이었다. 짐을 늦게 찾은 데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공항 밖으로 나와 보니 노인단체 관광객들을 태우러 온 전세버스만 한두 대 남았을 뿐 숙소가 있는 시내로 가는 버스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저녁 시간에 도착해 혹시나 방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으나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숙소(Pousada El Shaddai)에는 다행히 방이 있었다. 세련된 태도로 손님을 맞는 멋쟁이 중년 여사장은 아이들과 지내기 가장 좋은 방이라며 호피무늬 이불이 깔린 트윈 룸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리우에서 워낙 험한 방을 썼던 차에 그와 비슷한 가격으로 우리네 고급 여관급 방에서 잔다고 생각하니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배낭만 방에 들여놓고 20분 거리의 근처 대형마트 푸드 코트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간식거리를 사기 위해 마트를 둘러보는데 과일과 채소가 유난히 크고 싱싱했다. 대도시보다 물가는 싸고, 식료품은 싱싱하고, 숲이 만들어낸 공기는 달콤하고, 풀벌레 우는 소리 들리는 조용한 이곳이 정말 마음에 든다. 리우에서 내내 가졌었던 긴장감이 한순간에 확 풀어지는 기분이다. 오랜만에 편하게 깊이 잘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