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뭐가 중요‘환갑’
시누이 내외가 회갑을 맞아, 육 남매 부부 12명이 다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자는 말이 나왔다. 시누이네가 소 한 마리를 팔아 여행 경비를 댔다. 장남인 우리도 힘을 보탰다.
육 남매 부부 평균 나이는 60이다. 동서 둘이 교사로 재직 중이라 방학을 이용하여 떠나기로 했다. 중병 환자 아들을 돌보는 우리도 시간 내는 게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각자 시간을 냈지만, 그중 세 분은 해외여행을 제대로 해낼지 걱정됐다. 한 분은 몇 년 전에 큰 사고를 당하여 한쪽 눈이 실명되었고 여러 차례 성형 수술도 했다. 우리 남편은 날만 새면, 어딘가는 아프다고 하는 소위, 종합병원이라 불릴 정도다. 또 다른 한 분은, 복막 투석하는 말기신부전증 환자다. 환자 자신이 손수 복막을 이용하여 투석한다. 투석액 하나는 3L 정도 된다. 최소한 12시간마다 투석해야 한다. 그래서 10개 정도의 투석액을 수화물로 싣고 가야 했다.
첫날(1/12), 인천 공항에서 만나는 일부터 만만치 않았다. 강진, 울산, 합천, 광주 등에서 올라와야 했다. 하필, 폭설이 내려 그들이 제시간에 공항에 도착할지 의문이었다. 그래서 장남인 우리 남편은 전날 저녁부터 걱정하느라 머리카락이 빠질 지경이었다.
이윽고 다낭에 도착했고 5성급 호텔에 가정당 한 개씩 방이 배정되어 있었다. 이튿날 오전은 9km나 된다는 미케 비치에서 우리는 맘껏 뛰며 놀았다.
맛있는 스테이크로 식사를 마친 후에 대나무 바구니 배를 타고 투본강을 누볐다. 수백 개의 바구니 배가 강 위를 떠다녔고 ‘내 나이가 어때서’, ‘나무꾼’ 등, 한국 노래가 사방천지에 울려 퍼졌다. 그곳에서만은 전 세계인들이 트로트에 흠뻑 젖어 있는 듯했다. 뱃사공은 트로트 가사를 다 알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쉴 새 없이 플러팅 했다. ‘언니, 예뻐!’라고 외쳐댔다. 설령 그게 맘에 없는 소리일지라도 눈을 맞추고 내 무릎을 쳐주며 예쁘다고 하니 그게 슬슬 중독됐다. 그가 바라는 건 아마도 두둑한 팁이 아닐까? 그 맘을 알았는지 남편이 그에게 팁을 듬뿍 건넸다. 세상 한쪽에서 당장 미사일이 떨어진다고 할지라도 그곳은 흥에 겨워 춤추고 놀고만 있을 세계였다. 모든 걱정을 강물 속에 집어던지고 그 순간, 그곳을 즐겼다.
이어서 호이안으로 갔는데 온 세상 사람들이 그곳으로 다 몰려온 듯이 인산인해였다. 평일인데도 난리 법석이었는데 성수기에는 어떠할지 가히 짐작이 갔다. 그래서 사람들이 '경기도 다낭시'(호이안 포함)라고 하나 보다.
다음 날은 케이블카를 타고 프랑스식 건축물과 다양한 볼거리로 유명한 바나힐에 갔다. 해발 1,500m 높은 고도 덕분에 구름 위를 걷는 듯했고, 다낭 시내의 멋진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빽빽한 백향목 숲 위를 케이블카로 지나가는 스릴을 만끽했다.
매일 마사지를 받으니 하루치 피로가 그냥 풀렸다. 노래방에도 갔다. 시댁 식구들은 가무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유람선 투어에서도 우리 팀만 앞으로 나가 몸을 흔들며 떼창을 했다. 흥부자인 저들을 아무도 말릴 수 없다.
모든 일정이 잘 진행되었고 날씨 요정은 우리 편이었다. 다낭에도 가을이 있나 싶을 정도로 날씨가 좋았다. 단 하루도 비가 오지 않았고, 쨍쨍 덥지도 않았다.
여행은 ‘어디로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중요하다. 혈육과 함께하는 여행은 더욱 소중하고 애틋했다.
모두 건강하고 별 일 없이 잘 지냈다가 다시 함께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면 좋겠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육 남매 해외여행일 줄 알았는데 벌써 다음 여행을 의논하고 있다.
또다시 육 남매 부부, 열두 명이 현수막을 흔들며
이역 땅을 누빌 수 있을까?
아무도 그 여행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shorts/idl0zlQ8OwE
#육남매부부해외여행
#다낭
#호이안
#가족여행
#바나힐
#대나무바구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