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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향기와 찬양Lim May 31. 2023

'갈치 아저씨'는 센스쟁이
(눈감고 목소리로 쓴 글)

- 방사능 오염수 방류 전에 먹는 제주 은갈치 

이 글은?
 
 <<클로바 노트>>라는 앱으로 
음성 녹음했던 것을
텍스트로 변환하여 정리한 글입니다.
 
한마디로
 
눈 감고~
입으로~

쓴 글입니다.


매주 일요일 오후에는 전통 재래시장에 있는 반찬가게에 들른다. 일주일간 먹을 반찬을 사는 것이 어느덧 정해진 루틴이 되었다. 그 얘기는 일전에 <브런치> 글로 발행했다.


https://brunch.co.kr/@mrschas/254

매주 한 번씩 반찬 가게에 들러야 하는 이유는,


딸내미 가정에 반찬을 챙겨 보내고, 남편의 도시락을 싸고(남편은 아들을 간병한 후에 점심식사를 본가에서 한다. 낮 한 시간 동안은 활보쌤들의 근무 시간이 공백이라(사정상) 남편이 그 시간을 '땜빵'한다.) 세컨 하우스에서 우리 부부가 먹고 살 반찬까지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는 어떤 반찬을 챙기면 좋을까?"라고 사위에게 물어봤다. 딸 내외는 매주 일요일에 우리 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고 성도들과 교제의 시간을 갖는다. 그래서 매주마다 오는 손님이자 가족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곧 방류된다 하니 미리 생선을 먹어 둬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사위가 대답했다. 


그렇다. 요즘 그것이 사회적 이슈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염려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672746#


"생선을 먹고 싶구나. 아, 이모가 보내준 갈치가 있는데... 이번에 그걸 다듬어서 먹어야겠다."




여동생은 통이 큰 여자다. 생각하는 스케일이 쫌생이인 나랑은 다르다. 그 동생이 일전에 갈치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웬 갈치?"

"'갈치 아저씨'가 이번에는 제주도로 갈치 낚시를 떠난다네... 그래서 아예 잡히는 대로 몽땅 언니에게로 배송해 달라고 주소 미리 드렸어."


동생이 하는 말에,

"하하하, 그러면 갈치 많이 잡히라고 소원을 빌어야겠구먼."라고 농담했다.


여동생과 한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는 지인이 갈치 낚시 전문가란다. '갈치 아저씨'는 제주도까지 갈치 낚시 여행을 갈 정도란다. 그 참에 잡은 제주도 은갈치를 몽땅 급랭하여 우리에게 보내주겠다는 말이었다. 


갈치는 산지에서 곧바로 급랭하여 탁송되었다. 그 갈치 택배를 받았을 즈음에 여러 가지 바쁜 일이 있어서 몽땅 그대로 냉동해 두었다.


사위가 원전 오염수 방류를 운운하며 생선을 먹어보고 싶다고 하여 냉동실에 처박아 둔 갈치가 생각났다. 이번 참에 갈치를 손질해서 먹어치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에어 플라이어에 굽기도 하고 갈치조림도 하여 한 주간 갈치를 포식할 참이었다.  


"그나저나 큰일이네. 방사능 오염수가 방류되면 이제 생선이나 해물을 먹기가 힘들겠구먼." 내심 걱정이 많아졌다. 


상단에 링크된 KBS 뉴스를 읽어보면 원전 오염수에 함유되어 있는 삼중 수소에 대한 피해에 대한 의견들이 갑론을박이다. 심각하다면 몹시 심각한 일이다.


오늘 아침 뉴스에는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를 앞두고 벌써 수산시장의 기류는 사뭇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상인들은 장사가 안되어 걱정이고 서민들은 해산물 사기가 꺼려진다는 내용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iyZFwyV5TM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갈치를 때맞추어 먹게 생겼다.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갈치를 덩어리 채로 꺼내서 손질을 하기 시작했다. 갈치를 적당히 녹여 손질을 하니 내장 정리가 어렵지 않았다. 워낙 싱싱했던 것이라 그랬는지 비린내도 나지 않았다. 지느러미는 가위로 쓱싹쓱싹 잘라주면 그만이었다. 그런 후에 적당한 크기로 토막을 내어 구이도 하고 조림도  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서너 마리를 정리해 보니 갈치의 내장이 없었다. 갈치 대가리도 없었다.

그 '갈치 아저씨'는 낚시를 하여 급랭하기 전에 현장에서 갈치의 내장과 머리를 빼내는 밑작업을 했던 것이다. 


이쯤 되니 여동생이 '갈치 아저씨'가 제주도로 낚시 여행을 떠날 때에 여비를 두둑이 챙겨 주었을 것이 분명해졌다. 내 동생은 그렇게 하고도 남을 사람이다.


그나저나 '갈치 아저씨'는 센스쟁이다. 싱싱한 갈치를 미리 손질까지 해서 보내주셨으니 더욱 감사했다.


어쨌거나 우리는 동생의 지인을 통하여 제주도에서 직접 낚시한 은갈치를 맛보게 되었다. 급랭하여 보내온 은갈치를 한동안 먹게 생겼다.



 

그 갈치를 다 먹고 나면 언제 다시 또 갈치를 맛볼 수 있을까?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때문에 걱정이 많아진다. 

우리 식탁에 갈치가 사라지면 어쩌지? 걱정이 태산이다.


[대문사진:사진: UnsplashKilian Ka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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