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후 활동 퍼레이드
또다시: 거듭하여 다시. 재도(再度). 재차(再次). 되처 등의 뜻을 지닌 부사
좋은 것은 한 번만으로 아쉽다. 이미 소위 작가님이 발행하신 글을 한 편도 남기지 않고 쪽쪽 다 읽었다. 글로 된 영양제 캡슐을 먹은 느낌이었다. 이번에 <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라는 '브런치북'이 출판사 제안을 받아 출간하기에 이르렀고 마침내 세상에 나왔다. 그래서 그 책을 여러 권 샀다. 또다시, '부사가 있는 삶'을 읽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선물할 참이다.
믿고 읽을 만한 책입니다.
일단, 읽기 시작하면 내려놓기 힘드실 것입니다.
어휘 하나, 표현 하나, 놓칠 게 없을 거예요.
이 책을 읽을 만한 분이라고 여겨 특별히 드리는 겁니다.
저는 이 작가를 알게 되어 참 행복했답니다.
글은 이렇게 쓰는 거구나, 라며 우러러보는 작가입니다.
누군가에게 자랑스럽게 선물할 수 있겠다. 책을 건네며 말할 멘트를 미리 연습해 두기까지 했다. 이 책은 훅훅 읽을 책이 아니다. 이왕이면 작가의 의중을 파악할 줄 알고 글 속의 어휘를 이해할 수 있음 직한 분에게 드리고 싶다.
그날은 매달 한 번씩, 지인 부부와 만나는 날이었다. 그래서 소위 작가님의 책을 챙겨갔다. 그분은 이 책을 제대로 읽으실 분이다. 다음 달에 다시 만나면 어떤 리뷰를 전해 주실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https://brunch.co.kr/@mrschas/855
온라인으로 글을 읽었을 때와 종이책으로 읽을 때의 차이는 꽤 컸다. 읽은 후에 뇌리에 남는 여운이 달랐다. 조화를 보다가 생화의 향기를 맡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한 번만 읽고 말기에는 아쉬운 책이다.
그래서 브런치 마을 멋진 삼촌, 아헤브 작가님도 소위 작가님의 <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라는 책을 다시 한번 더 읽겠다고 하셨나 보다.
넌지시 남편에게도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라며 권했다. 일단 한 편만 읽어보라고 했다. 아, 내가 무슨 소위 작가님이라는 도를 전하는 전도사인가? 남편은 못 이기는 듯이 책을 받아 들었다. 사실, 남편은 눈팅으로, 내 글에 달린 소위 작가님의 수많은 댓글을 읽어 오던 터라 작가님에 대해 안다면 안다.
"그분 댓글 참 잘 쓰시네. 그 댓글만 모아도 멋진 책 한 권 되겠구먼."라고 남편이 말하곤 했었다.
책을 받아 들더니 꼼짝하지 않고 단숨에 두 편을 내리읽는 게 아닌가.
"매일 조금씩 읽어야겠네."
그러더니 저녁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족욕할 때마다 남편은 그 책을 무릎에 올려놓고 읽었다. 하루에 3편씩 읽는다고 했다. 남편은 뭔가 한 번 하기 시작하면 흔들림 없이 하는 사람이다. 소위 작가님의 책은 매일 저녁 3편씩 읽힘을 당할 것이다. 배겨낼 재간이 없을 것이다. 이 동네 칸트라고 불리는 자의 손에 그 책이 들렸으니...
글 잘 쓰시네.
천의무봉의 글이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깔끔하게 글을 쓰시네. 대단한 분이셔.
그런 류의 칭찬을 쉽게 하지 않는 남편인데, 책 리뷰가 극찬이다. 내 어깨가 왜 들썩거리는지 모르겠다.
나도 틈나는 대로 그 책을 읽고 있다. 글 저변에 소형 동력기를 달아 놓았을까? 글이 주르륵주르륵 쉽게 읽혔다. 완벽한 구성에, 뚜렷한 개연성이 독자 자신도 모르게 플로우를 따라가게 하는 듯하다. 바느질하듯, 한 땀 한 땀 수놓듯, 가져다 놓은 어휘... 간이 잘 맞는 말로 된 문장은 맛깔날 수밖에 없다. 부사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품사도 대체불가할 정도로 적절했다. 부사가 제 자리를 잘 찾으니 그 문장은 독자에게 안성맞춤형이 되어 다가가게 된다. 한 문장을 만들 때, 손거스러미를 뜯어 내며 각고조탁할 것 같은 작가님의 창작 모습이 연상되곤 했다. 작가님은 독자에게 감동이나 설득력을 전달하는 필력을 지닌 분이었다. 글의 내용과 표현력을 모두 갖추어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조곤조곤 곁에서 얘기하듯 독자를 끌고 가는 힘이 있다. 독자를 읽도록 밀어주는 힘이 글 속에 있었다.
수준 높은 책이되 평범한 삶을 얘기하고 있다. 그래서 작가님의 슬픔마저 아름답게 보이고 또한 아픔도 고상하게 느껴졌다. 질척거리고 걸레 같은 삶의 순간도, 부사 하나를 낚싯밥처럼 꿰어 삶의 바다에서 끌어올린 글감을 글로 잘 다듬어내고 있었다.
볼품없는 집을 잘 정리하고 쓸고 닦아 윤을 내듯,
허름한 옷을 손질하고 꿰매어 단아한 옷이 되게 하듯,
화장기 없는 얼굴에 간단한 포인트만 살려 귄 있는 외모를 가꾸듯,
작가님은 자신의 인생을 윤기 반지르르하게 가꾸어 나가는 삶의 정원사였다. 부사를 연장으로 챙겨든 정원사.
그런 작가님은 날 것 그대로인 현실이 아닌, 글이라는 거울을 통하여 되비친 현실을 붙잡고 이겨내는 삶을 살고 있다.
소위 작가님의 글은 후루룩 읽지 않고 행간에 숨겨둔 작가의 속마음까지 캐내며 읽게 된다. 밤이 깊어가고 세포들이 졸고 있을 때에도 작가님의 글을 눈 부릅뜨고 읽고 잠자리에 든다. 이미 브런치북으로 완독했건만 종이책으로 발간하면서 챕터 별로 잘 정돈해 놓으니 서말의 구슬을 꿰어 만든 보배를 만난 기분이다. 이미 읽었던 글인데도 전혀 새로운 글 같다.
종이책을 완독한 후에는 소리 내어 읽을 계획이다. 그리고 '글쓰기 교본'으로 삼되 이론서가 아닌 실천 편으로 내 곁에 둘 테다. 전자책으로 출간되면 산책할 때마다 들을 테다. 이렇게 지루하지 않고 다정한 책은 처음이다. 친절하게, 말하듯이 쓰는 글이라 글이 쏙쏙 들어온다. (에휴, 난 언제 이런 글 한 번 써 보나...)
필사도 해볼 계획이다. 손으로 쓰기보다는 그 글을 타이핑하는 필사를 해 보고 싶다.
이러다 보면 올 한 해도 저물겠지. 올해는, 부사가 있는 삶이 유의미하다고 느끼며 살 것 같다.
대한민국에는
소위 작가님이 있습니다.
저는, 소위 작가님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소위 작가
#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
#책 리뷰
#천의무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