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편지
#2025.10.05
꽤 오랜시간동안 많은일이 있었다. 6년의 시간속에서 60여개의 글이 써졌다. 어느날엔 아무의미없는 것처럼, 어느때는 모든게 의미인것 같은 모순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와서는 그때의 너는 사라지고 없는것을 안다. 영원할 것 같은 그리움과 후회가 사라져가는 것을 알며 이번챕터도 지나가길 기도한다. 다음의 찾아올 지금의 너는 해가 지기 바로직전의 영원할 색채이길 바라며.
무거운 나와 가벼운 너가 맞닿아 서로를 지탱해주기를.
반대편의 반대가 다름과 같음이 결국 같아지길 기원하며.
#2019.08.15
필자의 나의 스물아홉, 스물때 대학교를 입학하여, 군대를 다녀오지 않고 석사까지 6년동안 대학교를 다녔었다. 신체적 결함이 있어서 안간 것은 아니고, 석사 전문연구요원을 준비하던 시기라 남들과는 다른길을 걸었다. 보통 고등학교나 대학교라는 장소와 시간을 충분한 시간을 지나 돌이켜보면 대개 "그때가 좋았어" 라고 이야기하지만,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합쳐 보낸 9년이란 시간은 나에겐 정신과 시간의 방이어서 단한번도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3년만에, 나의 입학과 졸업을 지켜봐주신 지도교수님을 찾아뵈러 갔다. 교수님의 이미지는 어렸을 때 생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이었는데, 창업하였다고, 그간 인사를 못드려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를 드리고나서 대화가 시작하였다.
어렸을때와는 다르게, 이십대의 끝에서 교수님을 찾아뵈니, 교수님의 연륜이라는 것과 통찰력 그리고 혜안 같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리더는 화를 내면안돼, 그것은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증명하는거야" , "한국사회에서는 공포정치가 과거에는 통했지만, 요즘엔 그렇지않아, 순간에 효율은 나도 장기적으로는 그러지 못할꺼야" 라는 교수님의 말에, 그간 살아오며, 창업하며 혼자만 고민하고 앓아왔던 것들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난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들었던 얘기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화가나는 순간에 스스로를 객관화한다는 건 굉장한 장점은 가진거야, 그걸 할수 없다해서 못난 사람은 아니지만, 그걸 할 수있는 사람은 많지 않단다" 라는 이야기다. 나라는 사람은 생각보다 자기 중심적이고 조언이나 위로는 필요없다고 생각하고 꽤 오랜 시간을 살아왔는데 그 신념이 깨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을 뵐때면 나와 생각이 비슷하고,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이런 분이 아버지면 참 어떨까 라는 부러움이 들 정도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와 경험들, 그걸 극복해내가는 과정을 설명해주시는데, 그분의 결과론적인 이야기가 나는 과정 속에 있고, 고민해보고 있는 것이라 더 공감이 되었다. 회사 업무를 제치고 무리하여 교수님을 찾아뵈었는데, 그 시간이 아깝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무색해지게 되었다.
나의 삶에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건 연애인 것 같다. 연애라고 표현하면 너무 가벼워 보이는 느낌이 있어서, 괜히 설명을 더 붙이면, 잘보이고도 싶고, 잘해주고도 싶은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때 가장 힘들어 하는 경향이 있다. 나라는 사람은 일이나 사람에 대한 관계들을 잘 정리하고,힘든 일이 있어도 해결 책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보통 누구를 좋아하게 된다면 그 사람과는 잘 어긋난달까, 모자라달까, 잘 안되는 쪽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
오랜만에 학교에 들려서, 대충 십년전의 기억으로부터 찾아오는 향수와 아련함, 그때의 감정들이 나에게 고개를 내밀었다. 그때의 좋아하던 친구는 나를 바꾸는 것을 넘어서 나에겐 대단한 힘을 가진 친구였다. 평소에 하지않았던 좋은일들과 나쁜일들을 모두 하게 만들었으며, 그 사람 때문에 몇년을 힘들어하던 기억이 부끄러움과 함께 나를 찾아왔다.
잘 생각해보면, 나를 지금까지도 힘들게하는 그녀와, 그때의 그 사람은 닮아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체형이랄까, 외형적인 모습도 닮아있는것만 같다. 되려, 그런 외형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성격은 정해져있으니, 참 두 사람은 비슷하게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때 나를 힘들게 했던 그 사람과, 지금의 그 사람이 비슷하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나는 안될것같은 연애만 노력하는 타입일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개 힘든 내색을 잘 안하는 편이다. 이는 대개, 아픔이 많아서 참는데에 익숙해져 있거나, 화목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굳이 힘든얘기를 외부에 하지 않아도 되는 부류로 나누어 진다고 생각한다. 또, 밖으로는 긍정적이고 밝은 경향이 있어서 더 알지못하고 둔해보이는데 그럴때마다 관계가 깊어지고 삶에 대해 얘기하면 더 그 사람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고 , 공감하고나면 빠져나오지 못한달까.
오늘은 그녀와 같이 다녔던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이것저것 서류를 좀 챙겨달라고,
그러다보니 다시 그 사람이 생각이 났다. 생각은 어떻게 멈추는 걸까. 원래 감정이 이런 것인지, 내가 이런것인지.
교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사람은 어떤 힘든 경험을 하게되면, 우리의 감정이 비슷한 상황만 찾아오더라도 그 힘든 경험인듯 그 감정처럼 속임수를 쓰며 찾아온다고, 그러기 때문에 마음의 습관이 그 속임수를 부릴 때, 그걸 객관화하고 잘 판단해서 대처해 나가길 바란다고.
교수님은 돌아가신 형님이 자꾸 기억에 맴돌아 너무 괴롭도 힘든 기억이 있다고 하셨다. 그때는 마음 속으로 "형님, 내가 너무 힘들어, 미안하지만 이제 생각을 좀 그만할게, 그리고 괜찮아지면 다시돌아 올게, 그러니 너무 서운해하진마" 라고 스스로 생각하셨다고 하셨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아, 나는 덕분에 내 삶이 활활 밝게 타며 빛나던 순간과, 검은색 보다 더 새까맣게 타버린 순간을 모두 보았어. 그러니, 이제 괜찮아질때까지는 내색하지 않고 버텨볼게. 이젠 생각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볼게. 이미 나는 너에게 의미없고 삶에서는 죽은 사람이 되었겠지만, 너는 자주 내생각에 웃음 지었으면 좋겠다. 가끔은 너의 마음속에 들어가 어디 한켠에 내 방이 있는지 궁금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겠지. 너에게는 와야할 버스는 시간맞춰오고, 불행은 빗겨가며 행복은 우연처럼 찾아와주길, 쌀쌀한 가을이지만 너만은 따스한 햇살이 비춰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