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유와 위로는 활자에게 있었다.
#2020-11-23
대략 5개월만에 글을 쓴다. 그 동안 그럭저럭 살만했다기보다는, 글을 쓸 여력도 없을 조차 무력감과 우울감에 빠져 살았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하루를 마치고 돌아가는 택시안이라던지, 자려고 누웠던 방안에서 하고싶은 이야기 주루룩 영감처럼 떠오른다. 요즘엔 불안이 역력한 날이다. 지금은 회사 일정상 타지의 사무실에 있지만, 오늘 같이 주말에 본사의 사무실에 출근하는 날이면, 좋았던 기억과 안좋았던 기억이 모두 나에게 찾아들어 나를 침식시키는 기분이다. 삶의 문제를 설명한다면, 꽤 많은 글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는 작다고 표현하지 못하는 사업부터,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질, 그리고 경험이 만들어낸 열정이나, 가끔씩 타성에 젖은 열등감같은 것들이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개인적인, 오래된 기질에 대해서 쓰고자 한다.
나는 무력했다, 20대까지 내삶은 이어지지 않을것같다는 무력감을 기반으로, 모든 하루 최선을 다했지만, 그 24시간에는 미련같은게 없어서, 별로 미래를 그린다거나 바라보지 않았다. 오늘을 살아내면 내일은 나아지겠지 라는 것이, 거짓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미래가 별로 궁금해하지 않았고, 지금도 미래가 궁금해하지 않다. 이런 삶이 무력감과 우울감으로 이루어진게 아니라, 어차피 바뀔 수 없는 것들은 바꿀 수 없으니까, 이내 열정적으로 화를 내는 일도, 그렇더라도 신나게 박수치며 웃는일도 나에게는 드문 일이다.
최근엔 어떻게든 그려봐야하는 미래가 있었다. 그 미래는,작게 보면 직원들이 불만이라던지, 크게보면 월급이나, 생계라는 것들로 이루졌다. 갖고 있는 것과 이상적인것들 사이에는, 최대한 이상을 그리고, 배려와 인내로 운영해왔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사람마음은 내마음 같지가 않나보다. 나의 출근이나, 사생활이나, 사상들을 어찌나 궁금내 하던지. 그리하여 알려주지 못하여 글로 남긴다. 오래된 가치로 표현되지 않는 마음은 없는것과 다를바가 없기에.
최근의 나는 근 10년을 고민해오던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역시 자가진단을 오래해서 그런지, 내가 생각한 나의 판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가진단으로밖에 끝낼 수 없던 이유는, 그때는 금전적인 것들이나, 삶에 여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알콜 의존성이라던지, 공황장애라던지, 예민함, 우울감까지도, 내가 예상한바와 같이 정상 범위를 넘어나 "위험" 혹은 "심각"한 상태라 의사가 일러주었다. 그리하여, 잠에 잠잘드는약, 호르몬을 조절해주는 약등을 처방해주고 일주일간 잘 챙겨먹으라 하였다. 그러다고 하여, 정밀한 진단을 통해서 "아 나는 정말 아픈사람인가보다" 라는 무거움 보다는 "내가 생각한게 틀리지 않았네" 라는 덤덤함 정도의 의견이 남는다. 어차피, 나의 우울감이나 기질같은 것들을 남들을 설득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해 본적이 없기때문에,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이야기할일은 잘없을 것 같다. 물론, 자의에 의하여, 나를 알려주고자 하는 욕심에 말할때가 있었고, 있겠지만 이내 어느 결과로 접어들지는 알 수 없는 영역이다.
나를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라는 질문이 결국 나만큼 아파본 사람이 있을까, 아플 사람이 있을까 싶다. 가끔은 그들의 공감능력의 부재에 대해 화가 치밀고, 혼내고, 알려주고 싶지만 이내 인내한다. 그 사람들이 나의 사람들이기도 하고, 어차피 개인의 가치나 소신의 결과는 삶이 끝나거나, 혹은 큰 시련이 찾아왔을 때 증명 될테니까. 이렇게 글을 푼다. 의사 선생님은 탈출구가 필요하다던데. 알콜의존을 벗어나라 했다. 글 쓰는것이 탈출구인가 싶다.
처방받는 약에는 수면제가 없는 줄알았으나,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잠에드는 성분이 있다. 먹고나면 피로한듯 잠에 드는게 썩 마음에 든다. 이렇게 불면이 사라질 수 있다니, 참 사람은 나약한 존재인가보다. 술이 예전만치 먹고싶지 않고, 그렇다고 불면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들이 사라지만, 꽤 많이 의존성이 걱정된다.이러다가, 평생 약에 의존하는 것이 아닐까.
최근 몇일 사이 드는 기분이, 아 보통의 사람들은 이런 즐거운 기분으로 살아가는구나, 우울감이라는 것들은 저기 멀리있는 것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기질이 우울감과 불안감으로 점칠되어있지만, 이렇게 느끼고 나니 사람들의 공감능력이 나만큼은 영원히 될 수 없겠구나 싶다.
#2025.11.27
처음 글을 쓸땐 20대의 마지막이었고, 지금은 30대 중반에 서있다. 약 6년의 시간동안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나의 기질을 궁금해하던 처음의 사람들은 떠났지만, 역시나 사람들은 나의 개인적인 것들을 궁금해한다. 이제와서는 익숙하다. 나는 그리 유명하지도, 잘나가지도 않지만, 법인세처럼 유명세도 내야하는것일까. 처음엔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먹었지만, 처음을 제외하곤 잘 먹질 않는다. 먹어도 소용 없는 탓은, 나의 불안은 기저에 있는 감정보단, 상황에 의존적이 더 커서 인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 사이 수면제는 가끔 먹었으나, 요샌 알콜을 들이 붓는 날이 많아 수면제도 먹는날은 처방받은 후 오래된 같다.
6년동안 써온 글들 중에, 발행할 수 없는 글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70개 남짓한 글들의, 반은 엉성하고, 반정도는 부끄럽거나 나의 벌거벗음이 너무 느껴지기도 한다. 앞으로는 오래된 글들을 다시 읽어보며, 누군가에게 한 문장이라도 닿길 바라며, 수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자유와 위로는 활자에 있었으므로, 조금 더 문단과 함께 지내고 싶다.
삶이 끝나지 않아, 시련으로 나와 당신들의 삶이 증명된 되겠다. 자주는 서운함으로, 때때로는 복수극으로, 언젠가는 용서와 이해로.
내 삶의 증명도 오해일지 선해일지는 모르겠으나, 익명인 분들께 내 삶의 목격자가 되어달라는 실례의 부탁을 해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