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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담 Aug 15. 2023

마라톤 훈련 4주 차 - NYC 서머 스트리트

뉴욕시티 마라톤 훈련 4주 차
총 거리 42.8km (26마일) / 5일
템포(1), 이지(3), 지속주(1)



4주 차에 들어서면서 현실감이 강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라톤 당일날 타고 갈 버스를 예약하고 나니 이제 진짜다 싶어서, 그동안 일주일에 한 번은 땡땡이를 치던 훈련도 이번주부터는 제대로 주 5일을 다 하기로 마음먹고 성실히 출발.



화요일 / 템포 (2마일 x 2)

화요일은 단체 훈련이 있는 날이라 야심 차게 출발했다. 보통 토요일에 장거리 지속주를 하기 때문에 일요일과 월요일은 쉬고 화요일에 그 주의 훈련을 시작한다. 같이 훈련하는 친구들이 6시 30분에 모여 준비운동을 하고 페이스 그룹별로 나눠 2마일 (3.2Km) 뛰고 5분 쉬기를 2번 반복했다. 


템포런이기 때문에 10km 대회 페이스 정도로 뛰라고 했는데, 내 경우에 9분/마일 정도를 생각하고 9분 그룹과 함께 출발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점점 빨라지는 바람에 나도 덩달아 8:30/마일 정도의 속도로 2마일을 뛰었다. 5분 쉬면서 '우리 너무 빠르게 뛰었으니 두 번째는 9분에 맞춰 뛰자'라고 합의를 했지만 두 번째도 역시나 점점 빨라지면서 8:30으로 반 강제적으로 마무리.


운동을 마무리하고 반 농담 삼아 옆에서 뛰던 친구에게 "네가 빨리 뛰어서 나도 빨리 뛰었어"라고 하니 그 친구도 마찬가지였다고 (!!!) 그룹훈련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 목, 금 / 이지 런 (5Km)

이번주는 템포를 화요일에 이미 했기 때문에, 목요일에 하는 템포 없이 수, 목, 금 3일간 약 5Km를 이지페이스로 뛰는 메뉴로 구성되어 있었다. 대신 나는 화요일 저녁에 꼭 같이 뛰자는 친구가 있어서 수요일 메뉴를 화요일 저녁에 당겨서 했다. 결과적으로 화요일에는 아침에 템포를 하고 저녁에 이지를 하는, 소위 "두 탕"이었지만 생각보다 할만해서 스스로에게 놀랐다. 

수요일은 쉬고 목, 금 새벽에 약 5km씩 뛰었고 페이스는 9:30/마일 정도로 했다.



토요일 / 장거리주 NYC 서머 스트리트

서머스트리트는 해마다 여름에 3주에 걸쳐 매주 토요일을 보행자+자전거 천국으로 개방하는 행사로 뉴욕시티가 주관하는 행사다. 맨해튼 남단인 월스트리트부터 북단 할렘까지 이어지는 파크애비뉴 전체의 차량통행을 막고 곳곳에 공연이나 전시도 크게 열린다. 


다만, 사진에 나오는 것처럼 가로로 통과하는 도로는 일부 열려있기 때문에 신호대기가 가끔 발생한다. 교통국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사인을 들고 교통정리를 해준다. 그래서 엄밀히 말하면 파크애비뉴 전체를 안 쉬고 단숨에 뛰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 차량만 통과할 수 있는 구간을 발로 뛰는 것의 묘미가 엄청났다. 


올해의 서머스트리트는 다음 주 토요일(8월 19일)이 마지막날이니 꼭 체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뉴욕시티 수도국이 제공하는 급수대와 재활용 물컵

도로 곳곳에서 공연과 전시도 많고, 사이클리스트와 러너들을 위해 급수대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물은 생수는 아니지만 미국에서 수돗물 수질이 가장 좋은 것으로 유명한 뉴욕시티답게 (굉장히 의외지만 사실이다!) 수도국에서 수돗물을(;;;) 제공한다.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해 실리콘 재활용컵을 나눠주어서 계속 가지고 다니면서 마실 수 있다. 


이 물컵은 생각보다 활용도가 좋은데, 만약 뉴욕시티 마라톤을 뛴다면 하나쯤 이런 컵을 가지고 뛰는 것을 추천한다. 뉴욕시티 마라톤은 준비를 철저히 해주는 편이긴 하지만, 작년에는 대회날 갑자기 더워서 물 소비량이 급증하고 뒤쪽에서 출발한 러너들은 컵이 모자라 물을 손으로 받아 마시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꼭 그런 사태가 아니더라도, 마라톤 행사를 한번 치를 때 소비되는 종이컵 량이 엄청나다고 하니 재사용 가능한 컵을 소지하고 달리는 것도 환경을 위한 좋은 실천이 되겠다. 




서머스트릿은 맨해튼 구간만 해당되지만 브루클린에서 출발한 나는 약 6km를 더 뛰고, 다음 주에 12마일 대회가 있어서 거리는 조금 자제해 10마일(16km)만 뛰었다. 페이스가 5'54''로 나오지만 중간에 물 마실 때 시계를 안 멈춘 게 한번 있어서 실제론 조금 더 빠르게 뛰었다. 



매주 토요일 장거리주를 하면서 점점 거리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고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예전엔 10Km를 넘으면 실제보다 심리적으로 더 많이 지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많이 극복해나가고 있다. 

다음 주에는 인터벌, 템포, 이지런 등 골고루 훈련일정이 짜여있고 토요일에는 12마일 대회를 뛸 예정이다. 그다음 9월 말에 18마일 대회를 한번 뛰고, 10월 중에 22마일을 한번 뛴 다음 11월 뉴욕시티 마라톤에서 26마일 풀 마라톤이다. 


매주의 훈련기록을 보면서 점점 늘어나는 거리와 속도에 뿌듯한 나날이다. 물론 훈련은 고되고, 템포런 때는 이러다 죽는 거 아닌가 싶은 순간도 있지만 그때마다 김연아 선수의 말을 떠올린다. 


'죽을 것같이 힘든 순간에 바로 그날의 훈련이 시작된다'

그전까지는 워밍업에 불과하고, 가장 힘든 그 순간을 이겨내야만 발전한다는 그 말. 정말 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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