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구병에 걸려보니

아이는 더 힘들었겠다

by 태태파파

두 살인 첫째 아이가 수족구병으로 일주일을 고생했다. 다행히 아이는 다 나았는데 내가 옮아버렸다... 마스크를 안 꼈던 업보인 것 같다.


아침부터 몸이 안 좋더니 점심엔 열이 났다. 침을 삼키기도 힘들 정도로 목이 부었다. 병원에 가니 수족구가 맞다고 했다. 약을 받아서 먹었는데도 목이 너무 아파 뭘 먹을 수가 없었다.


첫째가 수족구병에 걸렸을 때, 밥도 못 먹고 복숭아만 먹었다. 밤엔 갑자기 미친 듯이 울어댔다. 나는 놀라서 아이 방으로 갔다. 아이가 안아달라고 했다. 아이는 내 어깨에 푹 기댔다. 나는 아이를 진정시키고 다시 침대로 내려줬다.


“혼자 잘 수 있겠어?”

울음을 그친 아이에게 물었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 자. 무슨 일 있으면 또 불러”

나는 방문을 닫으며 아이에게 인사했다.


한 시간이 지나고 아이는 다시 미친 듯이 울었다. 나는 다시 헐레벌떡 뛰어갔다. 나에게 또 안겼다. 이번에는 아이를 달래면서 “같이 잘까?”라고 물었다. 아이는 그러자고 했다. 그러더니 홈캠에서 나오는 불빛이 싫다고 했다. 나는 홈캠 선을 뽑았다. 평소에 신경 쓰지 않던 것도 거슬렸나 보다. 내가 옆에서 자니 아이는 마음이 놓였는지 더 이상 울지 않고 푹 잤다.


나는 복숭아가 안 넘어갔다. 물렁 복숭아가 엄청 달고 맛있었는데, 삼키면 고통스러웠다. 수족구병은 참 고약한 병이다. 아이는 용케 복숭아라도 먹었다. 심지어 낮에는 씩씩하게 잘 놀았다. 여린 몸을 갖고서도 어떻게 잘 버텼을까.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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