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살 엄마의 일기장

7장. 십대 그리고 20대

by 소망

중3때 본격적으로 교회를 다니게 됐어. 나의 엄마와 나를 전도해준 고마운 분. 지금도 아니 죽을때까지 잊지못할 나의 은인이시고 감사함을 잊지못할 분이 계셔. 그런데 하필 그분의 아드님이 내 유일한 짝사랑이어서 그 마음을 감추느라 그분께 좀더 살갑게 굴지 못했지. 참 잘해드리고 싶었는데. 이 글이 만약 공개된다면 내주위 지인들이 난리가 날거야. 내 10대 20대 시절의 80%이상을 차지한 부분이 바로 교회 생활이었는데, 가장 절친이던 베프는 물론이고 짝사랑인 본인조차 내가 자신을 좋아했단 사실조차 몰랐을테니 말이다. 초등시절도 간간이 여름성경학교를 하는 동네 교회 선생님을 따라 간식을 먹으러 한두번 교회를 다녔고 초등학교 6학년 연말때에는 전도대상을 받기도 했었지만은 본격적으로 매주일 교회를 출석하기 시작한것은 중3때였어. 그때 교회를 가지 않았다면 공부를 훨씬 잘했을 것 같긴해.(물론 교회를 가고 삶의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어 신앙인의 삶을 살게 된 것이 넘 감사하고 다행이지만) 이성에는 관심도 없던 나였지만 교회를 다니니 예배 후 공과 시간에 나와 다른 이성을 볼수있는 기회가 열렸지. 모인 같은 반 또래 중에는 성격은 까칠하지만 잘생기고 노래도 잘하는 부회장도 있었고, 나름 괜찮은 애들이 몇 있었어. 헌데 나의 베프는 같은 반이 아니어서 잘 알지도 못하는 회장 이야기를 매일같이 해주었고, 집도 부유하고 공부도 잘하는데 근처 여학생들의 로망이던 모고등학교에서 반장이라 인기도 엄청 많다는 등의 그 남학생 칭찬을 늘어 놓았어. 거기다 나를 전도해준 분의 아드님이었어. 엄마를 통해 발렌타인 데이 때 그 아이가 다니는 도서관 자리에는 초콜릿 선물이 엄청 쌓여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내 눈에는 우리반 부회장이 더 멋있게 보였지만, 하도 그 친구를 좋아하던 베프의 칭찬일색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나 또한 그 남자 아이에게 눈길이 가게 됐어. 고등학교 하교 후 집에 가는 버스에 그 아이가 같은 버스를 타는 날이면 계 타는 날이었어. 늘 붙어다니던 친구따라 나까지 같이 설레었어. 교회에서도 그 친구는 누나들에게나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지. 워낙 유머러스한데다 엄마를 닮아 똑똑하고 센스있고 인간성도 좋았어. 회장은 인기투표로 되는 것 같아. 대학을 들어가고 10년 동안 같은 청년부소속이었고 함께 교회선생님으로 봉사하면서 그냥 같은 교회 동갑인 존재가 되었고, 워낙 눈이 높고 예쁜 여자 타령인 그 회장 부회장 아이들은 나랑은 상관없는 그냥 만화속 주인공같은 존재일 뿐이었어. 자존심은 강하지만 자존감은 낮은 소심한 나와는 거리가 먼. 그러다 직장인이 되면서 하나 둘 교회들을 떠나고 성실함이 무기인 나 그리고 가장 먼저 교회를 떠날줄알았던 그 친구역시 어머님 신앙때문이었는지 뭔지는 모르겠으나 30세 노처녀 노총각이 될때까지 여전히 그 작은 교회에 남아 있었어. 워낙 인원이 적다 보니 조용한 성격인 나도 부회장을 맡게되고 그 친구와 교회 일로 조금씩 대화도 나눠보고 조금은 친분이 있게 되었어. 내가 먼저 남자 친구가 생기게 되었고, 나보다 몇개월뒤 소개팅으로 만난 여친과 그 친구는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되었지. 자존심이 너무 강한 그 친구는 자기 좋다고 적극적이던 그 여성분과 결혼을 했는데 우리는 너무 실망이었어. 그렇게 예쁜 여자 타령을 하던 인기 많던 그친구의 여친 치고는 너무 평범했기 때문에. 10년 넘게 한 교회를 다니면서 정작 가까이서 둘만의 대화조차 나눠볼 기회도 없었고, 남들처럼 친하게 지내지도 못했으며 혹여나 좋아하는 마음 들킬까봐 노심초사했던 긴 시간들만 있단다. 임원회의를 마치고 집에 가는 방향이 비슷해 단 한번 집 근처까지 바라다 줬던 유일한 행복한 기억이 있을 뿐.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중의 하나로 여겨지는 고3시절도 잠시 남길게. 한방을 같이 쓰던 첫째언니는 나만 대학을 가는게 불공평하다며 공부하고 있는 내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티비를 크게 틀어놓고 드라마를 보곤 했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언니의 옷이나 화장품 등은 나나 둘째 언니나 손을 대면 안되는 금기물품 중 하나였어. 간만에 맛난 외식을 사주겠다던 혹은 용돈을 주겠다던 첫째언니의 약속은 언니의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취소되는 그 당일 날이 되어야나 알수있는 일이었다. 마는 자매 셋인 집안의 친구들이 언니 동생들과 너무도 사이 좋게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 너무 부러웠어. 우리 딸들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고 나누며 우애 좋은 형제로 살기를 바라고 부탁할께.

이전 06화쉰살 엄마의 일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