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은 일시적인 사업이 될 수 없다
강서양천 개구리어린이집 8년차 조합원 몽구스(오진국)는 “물리적인 마을은 없어졌지만 사회적인 마을은 존재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화곡동이라는 일정한 지역에서 아이를 키우긴 하지만 개구리 어린이집은 사회적인 마을이라고 생각해요. 마을사람 모두와 다 잘 지낼 수는 없지만 개구리를 통해서 다양하게 관계 맺고 어울려 지내는 법을 배우는 거죠. 저는 아이가 그런 관계 속에서 잘 클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조합 활동을 하는 건데, 그런 걸 찾기가 힘든 요즘이니까요. 뭐랄까, 사회적인 대가족 느낌이죠.
공동육아가 여러 문턱들이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이렇게 아이를 키우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공동육아가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조합생활 되게 힘들고 불편한데. 그 와중에도 개인적으로 얻는 것들이 있는 거죠. 자기만족일 수도 있고요.
저희 첫째가 졸업한 방 아마들과 지금도 모여서 같이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요. 아이들을 매개로 확장되고 유지되는 관계가 좋아요. 나이 들다보니 오래전 친구들과의 관계는 거의 없어졌는데. 그리고 사회에서는 관계가 철저히 나이로 나눠지잖아요. 여기서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아마들과도 잘 지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해요. 물론 다시 태어나면 공동육아 하진 않을꺼지만(웃음). 딱 이번생애까지만”
개구리 어린이집 이사장 모카(윤정석)는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가족이라는 유닛이 너무 작아지다 보니 서로 경쟁하기 바쁘다”며 “경쟁보다는 공존과 연대를 통해 성장해나가는 곳이 공동육아”라고 말했다.
한편,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은 협동의 교육 철학을 확산 시킨 것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조합원(부모)들이 지역사회 문제에 나서기도 한다. 우리 아이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로가 서로 돌봄의 주체가 되는 이러한 방식이 돌봄 사각지대를 없애고 촘촘한 돌봄망을 만들며, 높아지는 돌봄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김희정 현장조직팀 활동가는 “우리사회의 공동체적 다양성과 함께 키우고 스스로도 성장하는 문화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유아 보육법에 따르면 영유아는 자신이나 보호자의 성, 연령, 종교, 사회적 신분, 재산, 장애 및 출생 지역 등에 따른 차별을 받지 않고 보육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모든 종류의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스스로의 노력과 자본을 들여가며 생활과 교육으로 실천해 온 것이 공동육아인데요. 경쟁에서 살아남는 능력을 공동육아 문화에서는 생태적 능력으로 부르면서 선의의 경쟁과 함께의 가치를 공유하고 확산해 온 것이죠”
김 활동가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더라도 우선은 사회전반의 문화가 변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동육아는 지금도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1등이 될 수 없는데 경쟁하고 쟁취하여 잘 사는 것이 과연 잘 사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품은 사람들의 성찰을 시작으로 꿈틀꿈틀 자라난 고군분투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삶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교사 대 아동 비율을 낮추기도 하고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더 많이 참여하는 품을 들이고 있는 것이죠. 때문에 단지 비용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공동육아가 더 많이 확산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지요. 이 과정은 생각보다 고달플 수 있지만 그 삶을 같이 응원하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다면 지속가능한 운동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