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은 일시적인 사업이 될 수 없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자본주의 현대사회에서는 일종의 구호처럼 여겨진다.
2018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전국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0세 자녀 엄마의 96.6%, 2세 미만 자녀 엄마의 85.9%가 가정육아를 선호했다. 그러나 이들은 가정육아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혼자서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것’을 꼽았다.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전주리 사무총장은 “국가나 지자체가 돌봄을 신경쓰기 전부터 공적 돌봄에 대한 가치를 지켜온 곳이 협동조합”이라며 “정부가 주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민간영역에 대한 지원과 보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은 부모가 조합원으로 돌봄에 직접 참여한다. 아이와 부모는 이웃들과 유대감을 맺고 자연스레 공동체를 형성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돌봄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기 전부터 협동조합은 마을의 아이들을 돌봐왔다.
특히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부모는 일을 하러 나가야 하는 긴급한 상황이 자주 발생했는데 ‘공동육아방과후협동조합’은 부모와 교사가 ‘함께 돌봄’을 고민하고 조합원들이 품앗이 육아를 지원할 수 있었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비빌언덕이 되어줄 수 있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다함께돌봄센터, 우리동네키움센터 등 돌봄센터가 잇달아 개소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봉제산공동체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하 봉제산방과후) 이사장 꼬미(김하람)는 “공공의 돌봄정책 취지에 공감한다”며 “다만 이전부터 돌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을에서 노력해 온 다양한 돌봄이 인정되고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가 막 확산될 때에도 맞벌이 부부들은 학교 방과후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그 당시 학교 방과후에서는 아이들을 띄엄띄엄 앉혀 놓고 그 시간을 버티게 하는 방법뿐이 없었거든요. 물론 학교 방과후를 만족스럽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지난해인가 근처 학교에서 방과후 시간에 학생이 이탈한 사건이 있었는데, 교사가 이를 알아채지 못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어요. 그런데 학교에서는 방과후 선생님은 학교 인력이 아니라 교육청에서 보낸 인력이기 때문에 자기네 소관이 아니라고 했다는 거에요. 책임 소지도 불분명 했던 거죠. 그런 상황에서 부모들은 더 불안해질 수밖에 없죠.”
김 이사장은 공동육아방과후협동조합이 공교육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에서 빈틈이 생기는 부분을 조합차원에서 고민하고 함께 채워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 예산을 들여서 키움센터도 많이 확장하고 있는데요. 물론 반가운 일이지만 이전부터 이 일을 마을에서 잘 해온 곳들이 있거든요. 예산을 들여서 새로운 곳을 짓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이미 잘 운영되고 있는 공간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해요. 협동조합의 경우 재정적인 문턱이 높은 편인데 실제로 이런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 중에는 경제적인 상황이 마땅치 않은 분들이 있어요. 정부에서 새로 짓는 공간뿐만 아니라 이런 공간에 예산을 지원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봉제산 방과후 대표교사 푸린(윤보림)은 “방과후 협동조합이 아직 사회적 인정이 안되다 보니 교사의 경력 인증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동육아초등방과후 교사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키움센터에 이직을 해도 그간의 방과후 경력이 5년이든 10년이든 인정이 되지 않아 신입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아이들을 만나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공동육아방과후 교사들은 코로나 백신 의무 대상이 되지 않아 잔여백신으로 찾아서 맞았다”며 교사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부분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