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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의 꿈 Jan 03. 2021

좌절을 밑거름으로

실패가 주는 두려움이 있다. 막연한 길을 가는데 그 길의 끝이 빛일지 어둠 일지 모른 상태에서 우리는 도전을 한다.

알 수 없는 길에 대한 도전은 흥분되고 설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두렵기도 다.

처음 맞닥뜨린 감정이 두려움이라면 아마 도전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두려움은 브레이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대와 희망은 도전에 가속을 밟는다. 부릉하며 분명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기대감에 기쁨에 차서 달릴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 희망의 지속성은 꾸준하지가 않다. 달리는 도중 받은 성적은 나를 좌절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다시 돌아갈까? 괜한 시작일까? 나에겐 자질이 없는 걸까?'

가던 길을 잠시 멈춰본다. 처음 시작은 그리 큰 욕심이 아니었다 생각했지만 달렸던 길이 마음에 들었던지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대답 없는 희망을 품고 갔던 길에 만난 좌절. 어쩌면 영원히 답을 얻을 수 없는데 가는 게 맞을까?

길을 계속 걸을 수 있지만 좌절은 아팠다. 강하다고 생각한 나를 한순간에 약한 존재로 만들어 버린 좌절이 생각보다 강한 충격이었다.

[비 온 뒤에 땅 굳는다]라는 속담 속에는 비가 얼마나 오랫동안 내렸다는 말이 없다. 땅이 굳기 전에 떠난 이도 있을 것이고 끝나지 않는 장마에 결국 포기한 이도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런저런 생각으로 며칠이 지났다.

좌절이 조금씩 수그러든다. 좌절도 희망처럼 영원하지가 않았다.  

널브러진 좌절을 밑거름으로 사용하고 다시 희망의 씨를 심어 본다. 거름이 들어갔으니 좀 더 튼튼한 새싹이 돋아나겠지?

앞으로 몇 번의 좌절이 날 기다릴지 모르겠다. 그만큼 토양이 비옥하지 못함이겠지. 그래도 괜찮다. 시간이 지나니 독소 빠진 좌절이 이리 좋은 거름이 되다.

좋은 땅을 만든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부족했기에 나온 결과이니 받아들이기로 했다. 거름이 땅에 잘 흡수되면 튼튼한 새싹들이 자라겠지.

언젠가는 열매 맺을 그날을 위해 오늘도 한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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