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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의 꿈 Oct 17. 2021

내 남편은 현부 양부

밤하늘의 별을 줄게

우연히 듣는 노래에 꽂힐 때가 있다. 오늘 우연히 라디오에서 경서의 "밤하늘의 별을 따서"를 듣고 푹 빠진 것처럼. 목소리가 너무 예쁘고 마음에 와닿아 부르는 사람을 찾아보기도 하고 광고 없이 연속 재생을 하고 싶어 지니 뮤직에서 900원 주고 고음질로 다운로드하기 까지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가 노래가 시간 여행과 상상 여행을 시켜주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목소리의 주인공이 내가 되어 과거로 또는 새로운 세상으로 떠난다.

오색 빛을 타고 행복했던 시절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가사를 더욱 음미를 해본다.

"밤하늘의 별을 따서 너에게 줄래. 너는 내가 사랑하니까 더 소중하니까."

순간 현실로 돌아왔다. 여자들의 주특기. 만약 오빠라면이 궁금해졌다. 라면은 역시 오빠라면이다.


"오빠, 궁금한 게 있어요. 오빠라면 하늘의 별을 따다 줄 수 있어요?"


예전에 공대생에게 밤하늘의 별을 따다 줄 수 있냐고 물었을 때 공대생은 별이 너무 멀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내 남편은 공대생이다. 공대생이고 전자 쪽 일을 하는 내 남편의 어떤 대답은 어떠할까? 대답의 기대로 가슴은 두근두근

"별을 줄 수는 있어. 근데 딸 수는 없어."

전혀 생각하지 못 한 답을 들었다. 대체 주겠다는 건가? 아닌 건가? 대답이 재미있어 웃으면서 말했다.

"그게 뭐예요. 주겠다는 거예요 아님 안 주겠다는 거예요?"

"별이 있으면 줄 수 있어. 너를 사랑하니깐 주는 게 아깝지 않으니. 근데 별은 딸 수가 없어."

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보다 더 현명한 대답이 있을 수 있을까? 그 누가 이런 대답에 화를 내고 트집을 잡을 수 있겠는가.

순간순간 위트 있는 남편의 말에 마음이 봄볕이 내리쬐고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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