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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보여 줄 수 있다 2

by 정유쾌한씨


이제는 보여 줄 수 있다 1


꾸준하게 글을 쓰고 싶어 3월부터 <샘터>에 매달 원고를 투고했다. 게을러서 매달 마감 시간 직전에 원고를 보냈다. 6월에도 벼락치기로 글을 쓰느라 퇴고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마감 시간 10분 전까지 퇴고를 하면서 고민했다.


‘이번에는 보내지 말까? 그냥 보내자! 어제오늘 이거 쓰느라 고생했잖아.’


결국 마감 시간 1분 전에 원고를 투고했다. 안도감에 후유, 숨을 내쉬었다. 손은 땀으로 흥건했다. 매달 마감일마다 이 난리를 치는 나를 보며 남편은 한심하다는 듯 혀를 쯧쯧거렸다.


“다음 달에는 미리 쓸게, 미리.”



10일 뒤, 생각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샘터> 편집부에서 보낸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메일을 확인하고 회신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메일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정현경 님이 보낸 원고를 7월호 특집 코너에 실으려고 합니다, 동일한 내용으로 다른 매체에 소개된 적이 없다면 질문에 답변을 간단히 보내주세요.”


<샘터> 7월호에 실린 글의 글쓴이 소개글을 읽으면 편집부에서 어떤 질문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메일을 읽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동안 겪은 고생을 한 번에 보상받은 듯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6월 말에 <샘터> 7월호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토스트 아웃이 왔다. 토스트 아웃은 번아웃 직전 단계를 의미한다. 이상하리만치 글을 쓰는 것이 힘들었다. 카톡 메시지 한 줄 쓰는 것조차 머리가 어지러웠다. 메시지를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는 것을 반복하다 보내지 못한 적도 있었다. 거의 매주 글을 올렸던 브런치스토리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한 달 정도는 글쓰기를 멈추고 책만 읽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 때 즈음 문득 깨달았다. 너무 앞만 보고 내달려서 지칠 만도 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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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스럽지만 독자분들을 위해 <샘터> 7월호에 실린 글을 공유하려고 한다. 8월호가 나왔으니 이제는 보여 줄 수 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면서 눈치챘겠지만, 조금씩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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