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감어 : 한계
잔치국수를 먹으러 단골 국수집에 갔다.
옆 테이블에 엄마와 6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잔치국수 한 그릇을 나눠 먹고 있었다.
"그릇에 김치 담아 오세요."
"네!"
아이가 그릇을 들고 반찬 셀프바로 향했다.
'아이 혼자서 집게로 김치를 집기 어려울 텐데... 바닥에 흘리면 어쩌지?'
젓가락을 쥔 채로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아이는 처음이 아닌 듯 능숙하게 반찬 그릇에 김치를 담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자리로 돌아왔다.
나도 모르게 "우와~"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아이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푹 숙이고 국수를 먹었다.
엄마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국수를 먹으면서 모자를 힐끔힐끔 보았다.
모자는 국수를 다 먹고 식당에서 나갈 채비를 했다.
엄마는 아이에게 카드를 주었다.
'결제도 아이가 한다고?'
아이는 사장님이 결제하는 동안 옆에 서서 기다린 다음에 카드와 영수증을 받았다.
"엄마, 여기요."
"잘했어! 다음에는 사장님이 카드 주시면 감사합니다라고 말씀드리자!"
"네!"
누군가에게는 별일이 아닐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별일이었다.
모자의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김치를 바닥에 흘리면 닦으면 된다.
김치를 흘릴까 봐 먼저 걱정하며 아이의 한계를 어른들이 함부로 정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