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마라톤
쉬는 날 방안에 누워 시간을 때우다 세계 6대 마라톤을 완주한 러너가 자신의 경험을 알려주기 위한 모임이 있다고 하여 신청하게 되었다. 아직 국내 마라톤도 섭렵하지 못한 내가 언젠가 세계 6대 마라톤을 완주할 모습을 상상하며 그의 경험을 엿들어 보기로 하였다.
왜 달리는가, 어디를 달리는가 등 육하원칙의 순서대로 그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가 준비한 내용은 마라톤을 어떻게 준비하고 마라톤을 하면서 얻게 된 경험을 통해 자신감과 도전하는 정신을 배웠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되길 바란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나는 “왜 달리는가?”라는 그의 질문과 함께 그가 소개해 준 테리 폭스라는 캐나다의 한 청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운동선수였던 그는 암으로 인해 한쪽 다리를 절단하고 암 연구비를 위한 희망의 마라톤이라는 이름으로 캐나다를 횡단하는 정말 긴 달리기를 하는 계획을 세웠다. 말이 횡단하는 달리기지 캐나다는 동에서 서까지 대략 7000km 가 넘는 나라였다.
그는 하루하루를 거의 실제 마라톤 거의 비슷한 42km를 달렸다고 한다. 달리기를 이어가며 지역 주민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고, 환호를 받으며, 말 그대로 희망의 마라톤을 이어갔다. 하지만 5000km 정도 되는 지점에서 잠시 달리기를 멈추어야 했다. 그 이유는 암이 폐까지 전이가 되어 더 이상 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치료를 위해 잠시 달리기를 멈춘 그는 병실에 누워 투병 생활을 이어갔다. 긴 투병생활로 해가 바뀌고 그의 나이 22살이 되던 여름 그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남겨주고 떠났다. 그의 달리기는 멈췄지만, 다른 이들이 그를 대신해서 달리기를 이어갔고, 기부 또한 끊임없이 이어졌다. 해마다 그가 만든 희망의 마라톤이라는 이름으로 마라톤 대회가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열리고 있다. 그는 그의 공로를 인정받아 캐나다 최고의 명예훈장도 수여받았다.
유튜브에서 그의 영상을 찾아 보았다.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고 한없이 울었다. 작은 울림이 내 안에서 메아리가 되어 사방으로 퍼져 갔다. 그로 인해 내 삶의 목적 보다 더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