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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Dec 27. 2022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최근 책 읽을 시간이 많아 책을 소개해주는 유튜브를 보다 ‘우치다 다츠로’ 란 작가의 책을 보고 읽고 싶어 졌습니다. 책의 내용은 그가 대학에서 강의한 마지막 한 학기의 강의 부분을 책으로 엮은 것인데, 글 쓰는 것이 취미인 내게도 도움이 될까 싶어 읽게 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다가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이게 대체 책의 제목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거지 하는 의문의 반복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그의 강의 명은 ‘창조적 글쓰기’였다. 책의 후반 부를 읽고서야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렇다 보니 책의 제목과는 이상한 내용의 주제들이 나와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책이었다.  책의 제목도 강의명처럼 '창조적 글쓰기' 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대체 왜 이런 제목을 달고 나온 거지??)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간단하다. 언어가 독자들에게 전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이었다. 살아있는 언어와 전해지는 언어로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일본인들 특유의 참 어렵고 난해하게 설명을 한 것 같다라고 느꼈습니다. 좋은 예시들 들려주며, 추가 설명을 보태어 강의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왜 이렇게 빙빙 돌려서 말하는 건지 읽는 내내 인내해 가며 읽었다. (이 부분은, 일본 유학시절 경험했던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한국으로부터 소포를 받아 옆방에 사는 일본인에게 김을 선물하려고 하니, 방문을 빼꼼히 열고 좋다, 싫다를 명확히 하지 않아서 줘야 하는지 주지 말아야 하는지 정하지 못해 몇 분을 허비하곤 결국은 선물을 주면서 썩 그리 좋지 않은 기분을 가지긴 처음이었습니다. )


  글을 쓸 때 자신보다 독자에게 전달되도록 써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곤 책에서는 독자들의 신분과 지식수준, 연령대, 뭐 이런 것을 언급한다. 난 여기서 한국의 유시민 작가가 떠올랐다. 유시민 작가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고 지지하는 한 사람인데, 그의 책은 왜 이리도 쉽게 썼는지 모를 정도로 읽기 쉽습니다. 그래서 조금 아쉽다. 그가 쓴 거의 모든 책들은 초등학생도 쉽게 이해하고도 쉽게 읽도록 쓰였다고 말하고 싶다. 나만의 의견일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적정 수준에 되어서 읽을 맛도 나고, 흥미를 붙일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대학생이 초등학교 산수문제를 풀거라, 동화를 읽고 즐겁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지요. (유시민 작가에게 요청합니다. 중년의 글 좀 써주세요~!!)


  우치다 다츠로 작가의 글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저를 포함해 세상에는 다양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에게 너의 글이 읽히고, 살아남아지기를 원한다면 “네 진심을 다해 살아있는 언어로 전달해라”라고 요약 가능할 것 같습니다. 강의 내용을 책으로 만들어서 인지 처음에는 좋게 시작했지만 후반부에 갈수록 점점 진이 빠지는 듯 흥미를 잃기 만들어 조금 아쉬운 책이었습니다.  나도 글을 쓸 때 뭔가를 고민을 하게 만들어서 좋기는 하지만 이런 거 저런 거 다 고민하다가 보면 아마 시작도 못할 겁니다.


  책에 대한 독후감을 써보려고 하니 부정적인 것들만 나열한 것이 아닌지 작가에게 조금 미안해진다. 그래도 솔직하게 써야겠죠, 이 글은 어디까지나 며칠에 걸쳐 그가 쓴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를 읽는 내내 중간중간 떠오른 생각들을 추려 적어 놓은 것이기에 나와는 다르게 읽으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당연히 그럴 것이고요. 아무튼 생각했던 것보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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