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 뜻밖의 선물
나는 동매에게 부적을 내 일기장 속에 넣어 두었다. 그리고 나는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을 했다. 중국에는 없는 한국에만 있는 걸 주고 싶었다.
평소 일을 하면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점심시간뿐이라 보통은 점심을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식당에서 다른 사람들은 내가 중국인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보면 중국 말을 하는 것을 신기하듯 바라보았다. 이야기를 하다 동매가 엄마가 일하는 8과에서 일했는지 동매가 나와 닮은 사람들 봤다는 것이다. 나는 8과에서 일했냐고 물었고 그럼 우리 엄마 맞다고 하였다. 점심시간 이후로 동매는 엄마에게 찾아가 인사하였다고 했다. 엄마도 일을 마친 후 집에 돌아와 나에게 동매라는 중국애 아느냐고 물었다. 나는 친구라고 하였다.
나는 스무 살 여자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고민하다가 향수를 선물하기로 하였다. 향수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없지만 직원에게 스무 살의 여성에게 맞는 향수를 추천해 달라고 해서 선물을 구입했다. 선물을 준비한 다음날 동매에게 주말에 시간이 되면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였다. 동매는 주말에도 일을 한다고 하여 일 마치고 나와 함께 식사를 하자고 하였다. 근처에서 먹을 만한 곳을 찾았다. 중국요리집이 있길래 동매에게 물어봤다. 이런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있느냐고 동매는 없다고 하였다. 중국요리집인데 동매가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한 것이 신기했다.
우리는 자장면과 탕수육을 시켜서 먹었다. 한창 이야기를 하다 나는 이제 9월이 되면 다시 대학에 가려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일을 더 이상 나오지 못한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내가 준비한 선물을 동매에게 주었다.
“동매야 나는 이제 9월까지만 일하고 그만둬”
“정말 왜?”
“아 이제 대학에 갈 공부를 해야 해서”
“그럼 9월까지만 보고 못 보는 거야?”
“아마 대학 시험을 보기 전까지는 어려울 것 같아”
“아 그래…”
“동매야 그리고 이거”
“이게 뭐야?”
“저번에 너도 나한테 선물을 줬잖아 그래서 나도 준비했어”
“괜찮아 안 줘도 돼” 라고는 하지만 입가에 미소는 정반대였다.
“아니 받아도 돼”
“정말 청이 고마워 잠깐만 나도 너한테 줄꺼 있어”
그리고 그녀도 내게 뭔가를 꺼냈다. 핸드폰 고리였다. 동매는 세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것도 준비하고 나는 웃으며 선물을 바로 착용하였다. 나도 내가 준 선물을 얼른 풀어보라고 했다. 그녀는 향수를 보자마자 너무 갖고 싶었다며 좋아했다. 그러곤 그녀는 고맙다는 말을 함께 울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꼭 내가 헤어지자해서 이별의 아픔으로 우는 사람처럼 보였다. 이유는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하였다. 하긴 어린 나이에 타지에 와서 고생을 하니 그럴 만도 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우는 동매의 모습을 보면서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시간 되면 놀러 올게"
“응 알았어 자주 놀러와!”
그리곤 나는 내 핸드폰 번호를 적어주었다. 나는 있었지만 그녀는 핸드폰이 아직 없었다.
“필요할 때 연락해”
“응 알았어”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다시 요리를 먹었다. 갑자기 동매가 내게 물었다.
“청이야 너 혹시 여자친구 있어?”
“없는데.. 왜?”
“그럼 누구 좋아하는 사람 있어?”
“아니 없는데.. 넌 있어??”
“난 있어!” 동매의 대답에 나는 약간 풀이 죽었다.
“그래.. 혹시 중국에 있어?”
“아니 나는 너 좋아해” 동매는 굉장히 직설적이었다. 듣고 약간 좋으면서 당황했다.
“뭐.. 나 좋아한다고.. 사실은 나도 너 좋아하고 있었는데..”
“정말? 너도 나 좋아한다고??”
“응 정말이야 그러니깐 너랑 이렇게 만나서 밥도 먹고 선물도 주고 하지”
그러자 동매는 울었던 조금전의 모습과는 전혀 반대로 ‘까약’ 하고 소리를 내며 웃었다. 나는 큰 소리 때문에 옆 테이블의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눈치를 봤다. 동매는 그러거나 말거나 아주 신나했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어떠한 선물보다 좋았다. 태어나서 처음 누군가에게 마음을 고백하게 되었다. 그냥 이렇게 사귀면 되는 건가 싶었다. 저녁을 마치고 동매를 바라다 주었다. 집까지 바래다주었지만 결국 동매는 다시 나를 버스정류장까지 마중을 나왔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뭐가 그리 할 얘기가 많았는지 신기했다. 동매가 먼저 과감하게 내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부드러우면서도 옹골차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와 동시에 나는 이런 여자와 함께 살면 어떨지 궁금했다.
서로에게 뜻밖의 선물을 주고 받은 밤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