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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Dec 30. 2022

- 인생에서 한 번쯤은 -

문제 제기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쯤은 삶에 많은 영향을 주는 책 한 권쯤은 만났을 거라 생각한다. 이번에는 그와 같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설령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에게는 별 흥미 없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대개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책을 멀리하는 사람이거나, 혹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항상 옳다고 믿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뭐라 지적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럴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왜 남을 이처럼 비하하는 듯 묘사하였냐면 나 자신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한국 나이로 스물여덟이 되어 일본으로 유학을 하기 전 나는 해외 경험이 전혀 없었다. 중국으로 여행 한번 다녀온 것을 제외하곤 거의 30년을 한국 안에서 한국인의 사고방식으로 한국인답게 살아왔다. 하지만 일본 유학 당시 다른 여러 나라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다 보니 내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기고 살아왔던 것들이 하나둘씩 깨어지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가 나 자신이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한 때이다. 하나의 사실도 한국에서 보는 견해와 다른 나라에서 보는 견해가 달랐고, 한국에서 있던 나와 해외에 있는 나는 다른 사람이었다. 


  그제야 비로소 내가 아직 달걀 껍데기도 깨지 못해 갇혀 있는 병아리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도대체 나는 지금까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온 것일까 한참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같이 유학을 하던 한국인 형으로부터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 이란 책을 읽어보라는 권유받았다. 그책이 내가 가지고 있던 가치관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처음 며칠은 공부와 일을 하느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가 주말이 되어서야 시간 좀 보낼 겸 해서 몇 페이지 읽어볼 가량으로 잠시 책을 편 것이 나도 모르게 그만 1시간 넘게 읽게 되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내가 놀랐고, 책이 주는 일깨움에 한대 얻어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그 중에는 기쁨과 고마움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화남과 억울함도 같이 있었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 태어나 30여 년 가까이 살면서 그 누구 하나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어른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알려주는 것을 실천하는 어른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내가 만나본 어른들은 다들 몇 백 년 이어져온 유교적 관념의 틀에 얽매여 사는 사람들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뭐 하면 재수 없다, 뭐 하며 부정 탄다 등 이유는 알 수 없는 미신들로 가득 찬 것들을 그저 옛 어른이 그러했다고 다들 생각않고 따라하며 살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그 틀을 깨려는 사람이 없었다. 


  내 인생을 바꿔놓은 이 책은 내가 살면서 고민을 가지게 될 때마다 읽는 책이 되었다. 그리고 살면서 인간관계가 가장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갈등은 모두 인간관계다. 연인과 부부, 부모와 자식 그리고 회사에서의 직장동료와의 관계 등. 우리는 모두 남을 바꾸려고만 하고 남들이 그저 바꿔지길 바라지만 이 책에서는 나를 먼저 바꾸라고 말한다. 나도 예전에는 잘 설명을 하고 이해시키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면 남이 나의 마음을 이해해 줄 거라 굳게 믿고 살았다. 하지만 힘들게 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여 남을 바꾸기 보다 나 하나를 바꾸면 이 세상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진짜 별의별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 차다 70억 명이 살고 있다는 건 70억 개의 다른 생각이 있는 것과 같다. 그러니 그때마다 남의 생각을 바꾸려고 하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생각하지. 도저히 이해를 못 하겠네”


라고 고민하지 말고 그냥 담대하게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라고 받아들이는 쪽이 훨씬 삶에 이롭다. 어디까지나 내 경험에 의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크게 확장해서 우리나라 사람이 받아들이기 가장 힘든 부분은 서로 다름을 잘 인정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여기서는 성소수자, 성차별, 장애인문제 등이 있는데 이것들에 대해서는 알지만 다들 쉬쉬하며 금기시 되는 경향이 있다. 


  젊은 세대 층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를 하고 있는 성소수자 문제는 특히 기독교 측에서 자신들의 교리와 맞지 않기에 반감을 가지는데 삶은 온전히 개인의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또한 성차별문제는 남성들과 여성(시어머니)들의 잘못된 옛 가부장적 시스템를 타파하지 못하고 되물림에서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것이 지금의 젊은 남녀들에게는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경향으로 이어진것 같다. 남성혐오 혹은 여성혐오등이 생겨나는 것을 보면 무지 안타깝다. 여러 세대의 남녀가 모여서 대화란 방법을 통해야 풀리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다)

  

  참고로 나는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나보다 한세대 윗 어르신들은 아직도 개 하면 보신탕 즉 먹는 음식으로 인식하는 분들이 많다. 개를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이들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들 또한 평생을 그렇게 받아들여서 살았는데, 한순간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란 한마디에 바뀔 리 없고, 오히려 반감만 키울수 있다. 다만, 최근에는 그런 인식이 점점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불법 개 농장을 없앤다는지 보신탕 집에서 개를 도살할 때 예전처럼 잔인하게 죽이지 않는 곳도 생겨났다. (비록 아직도 예전처럼 잔인하게 도살하는 곳이 아직 많긴 하지만) 그리고 예전처럼 개고기를 찾는 사람도 많이 보지 못했다. 


  세대와 세대를 관통해 가며 바꿔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드문드문 인생에서 만나는 좋은 책 한 권이 내 모든 것을 바꾸듯 많은 사람들 또한 책을 통해 보다 더 좋은 쪽을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가 잘 풀지 못하는 문제들은 책에서 해답을 얻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책들을 많이 읽어 보시라 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이래저래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쓰게 되었다. 책 이야기를 위주로 하려 했지만 여러 이슈들과 겹치게 되는 글을 쓰고 말았다.  많이 읽고 쓰고 배워야겠다. 끝으로 공자의 말을 빌려 마칠까 한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아는 걸 안다고 하고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는 것이 곧 앎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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