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하다 보면

새해 첫 달리기

by 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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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고 새로운 뭔가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역시 나에겐 달리기밖에 없었다. 그동안 부상으로 쉬었던 달리기를 다시 시작했다. 지난주는 3km를 달렸고 오늘은 5km를 달렸다. 혹여 발이 아프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하면서 달렸다. 그래서 천천히 달렸다. 달리면서 아픔과 부상은 잊고 뭐 먹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달렸다. 그만큼 부상에서 회복되었다. 오늘은 달리기를 하면서 느낀 몇 가지를 적어볼까 한다.


통증 없이 달렸다. 몸속에서 엔돌핀이라도 나오는 듯 몸이 기뻐했다.(물론 마음도) 이런 몸 상태라면 10km는 정도는 거뜬히 달릴 수 있었지만 부상 이후로는 절제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5km라도 다행이었다.


달리다 보니 발이 점점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공기 사이사이를 휘저으며 슝슝하고 달리는 착각에 빠졌다.(생각으로는) 걷고 있는 사람들을 하나둘씩 제쳐가며 제칠 때마다 알게 모르게 희열을 느꼈다. 날이 좋아 나 말고도 다른 러너들이 보였다. 다들 나와는 한층 다른 템포의 속도로 그들은 달렸다. 그들에게 젖혀졌다. 예전의 나였다면 절대 용납되지 않았을 거였지만 오늘은 기분 좋게 그들을 보낸다. 이렇게 달리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기 때문이다. 내 달리기의 속도가 느리다 보니 조금 빨리 걷는 사람과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달렸다. 나는 그들을 제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참 쓸데없는 경쟁심이다.)


달리는 중에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주로 안양의 학의천을 달리는데 움직임이 거의 없는 기러기 떼와는 반대로 한 쌍의 오리들은 먹이를 찾는지 분주하다. 게다가 털이 듬성듬성 빠진 족제비는 사람이 다가와도 도망치려 하지 않는다. 딱 봐도 몸상태가 안 좋아보였다. 분명 도움을 구하는 듯 보였다.


평일 낮 11시임에도 길위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걷고 달리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이 사람들은 일을 안하나 싶었다 하는 궁금증과 동시에 내가 알게 뭐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달리기를 이어갔다.


2km 후반대에 들어서니 드디어 몸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땀을 흘려본 것이 얼마 만인지 아까와는 다른 희열감을 느꼈다. 오랜만에 입은 운동복과 모자에 땀내가 나는 것 같았다. 슬슬 등과 머리가 간질간질했다. 달리면서 머리를 긁고, 등을 긁고, 코도 푼다. 안정되었던 호흡이 자세가 흐트러진다.


4km 후반이 되면서 왼쪽 골반 쪽이 살짝 뻐근해졌다. 아마 무게 중심이 계속 왼쪽에 쏠려 그런가 보다. 하여간 달리기도 그냥 달리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배워야 할게 너무 많다. 그렇게 목표로 했던 5km를 달렸다. 달리기를 멈추고 걸었다. 하지만 다리는 더 달려도 된다고 하는 것 같았다. 마음이 아팠다. 무리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얼마 만에 다시 찾은 회복인데 감정에 치우쳐서 그르칠 순 없었다.


달리기는 그냥 아무것도 없이 달리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배울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나에게 맞는 신발을 잘 골라야 하고, 달리는 주법도 배워야 한다. 이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일단 달리고 나면 페이스 조절 및 호흡법도 배워야 한다. 세상에는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하지만 달리고 나면 몸이 기뻐한다. 그래서 좋다.


새해에 시작하는 것이 있나요? 저와 함께 달리기 한번 해보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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