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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Mar 31. 2023

3월의 마지막을 담다

벚꽃 사진

  

  



  3월이 다 가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이 몇 가지 있었다. 우선 이쁜 봄꽃 사진을 찍는 것과 내 다리의 재활을 끝내는 일이다. 아쉽게도 축구 연습을 한결과 아직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서인지 고작 며칠 했다고 허벅지며, 종아리며 뭉치는 바람에 재활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만큼 몸이 많이 망가져 있다는 걸 알았다. 최소 2주는 꾸준히 해야 몸이 가벼워질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중간, 좋은 시간에 봄꽃 사진을 찍으러 갈 예정이다. 결국 이 글은 미래형의 글인 것이다. 좋은 사진이 많이 찍어야 이 글과 함께 실을 수 있는데 하나 건지러 가야겠다. 특히 가을과 봄은 사진 찍기 참 좋은 계절임에 틀림이 없다. 


 사진 찍는 것에 취미를 붙인지도 벌써 10년째이다. 개들 사진부터 가족사진 앨범도 만들었다. 틈틈이 사진을 찍고 있지만, 내가 원하는 사진을 제대로 찍어 본 적은 별로 없다. 이게 다 내 실력이 부족한 탓이겠지만, 내가 카메라를 가지고 나왔을 때보다 꼭 필요 없겠거니 하고 생각하고 안 가지고 나올 때 좋은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땐 핸드폰으로 찍어보지만, 핸드폰의 카메라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때 다시 한번 사진은 찰나의 순간을 담는 거라는 것을 여지없는 느끼게 된다. 그래서 사진작가들이 하나의 사진을 건져내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숨죽이며 기다린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내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아주 단수하다. 남겨놓으니 일정한 세월(한 몇 년 정도)이 흐른 후 다시 보게 되면 감회가 새롭고, 옛 추억을 되살릴 수가 있어서 좋다. 사진이란 것은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보고 추억에 빠짐과 동시에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내게 질문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내가 주로 사진을 찍다 보니 사진 속에 나는 별로 없고, 내 주변의 것들만 주고 찍게 된다. 가끔씩 찍는 내 사진은 그렇게 어색하기 짝이 없다. 어쩌다가 내가 찍히는 줄 모르고 찍힐 때만 자연스럽고 나다운 사진을 만나게 된다. 다른 이에게는 자연스럽게 해봐라 말하지만, 정작 찍는 본인은 부자연스러움의 극치인 것이다. 역시 나는 멍석을 깔아주면 안 되는 놈인가??라고 생각한다.


 개와 산책을 하다가 벚꽃이 이쁘게 핀 곳을 발견하여 오늘은 그곳의 벚꽃을 담으러 갔다. 눈으로 보는 만큼 잘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아 그저 내 사진 찍는 실력이 아쉬울 뿐이다.


 3월아 안녕~ 내년에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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