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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Apr 05. 2023

수요일은 언제나 비가 왔으면 좋겠다

마음에 있는 그럭저럭한 이야기

  


  비와 함께 아침 산책을 마치고 느긋하게 넷플릭스로 비와 관련된 영화 한 편을 보려고 책상에 앉았다. 하지만 빗소리에 이끌려 한동안 멍하니 빗소리만 들었다. 어떤한 음악도 온종일 들으면 지겨워지는데, 왜인지 빗소리는 오래도록 들어도 오히려 더 그리워질 뿐이었다. 의자에 앉아 홀로 듣고 있으면, 빗소리에도 그 깊이라는 것이 있는 듯 그 너머의 소리까지 집중하며 듣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나는 완전히 한량인 것 같다. 

 그래도 모처럼 단비가 오니 비와 관련된 영화를 보고 싶었다. 그중에서 고른 영화가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이란 일본 영화다. 예전에도 봤던 영화인데,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중년의 남자와 같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고생이 짝사랑을 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 내가 좋아하는 남자 주인공이라서 재미있게 봤다. 아님 내가 벌써 중년이라서 그럴 수도.

  By the way, 요즘 오래간만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전에는 재활일지를 쓰면서 하루하루 내 발상태를 점검하며 오늘 빼먹은 내 재활 목록을 살피며 부상 회복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발이 다 회복되고 나니, 예전만치 활력을 잃어버린 것 같다. 사람이란 게 참 간사하다. 아플 때는 안 아프게 만 해달라고, 아프지만 않으면 되면 뭐든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는데, 몸이 다 나으니 다른 곳에 눈이 간다. 역시 혹독하게 마음 다잡아야 할 것이다. 

   이 와중에 그래도 내게는 글을 쓰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비록 좋은 글은 매번 써지는 것이 아니지만 쓰면 쓸수록 그만큼의 어휘력과 문장을 만들어가는 문장 구조력이 날마다 새록새록 많아지고,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 비록 이것이 자화자찬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자기만족이라 생각하고 이것만큼은 내 뜻대로 나는 내버려 둔다. 

   유학하면서 다른 언어들의 작문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것들이 있다. 처음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라고 하지만 어느 정도 글을 쓸 줄 알게 되면 글에 일정한 규칙과 틀에 맞춰 써보라고 한다. 모든 글에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일정한 규칙과, 어느 정도 틀에 맞춰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좋은 글과 안 좋은 글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등을 배우게 되었다. 쉽게 말해 좋은 글은 자연스레 읽히고 읽기가 쉽다. 

  예전에는 배운 것을 토대로 글을 쓰려고 매번 그 틀에 맞춰 쓰려고 노력하고, 다시 퇴고를 무한 반복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뛰어넘었다고 하기보단,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는 방식으로 변해버렸다. 솔직히 말하면 매번 글을 쓰면서 틀에 얽매이고 싶지 않은 부분도 있고 더 솔직히 말하면 귀찮다. 그래서 가끔은 생각에 이끌려 글을 쓰다가 주제와는 전혀 다른 엉뚱한 주제의 글로 뒤죽박죽된 들글도 상당하다. 역시 고수들만 이렇게 해야 하는데 내가 뭐 작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니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그냥 편하게 쓴다. 

   다른 얘기지만 최근 다시 운동량을 부쩍 올렸다. 주말에는 토, 일 연속으로 축구도 하고 약간 무리하는 듯하지만 다리가 다 나아서 다시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운동을 즐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체중도 저절로 빠져나간다. 73kg까지 나갔던 체중은 어느새 70kg로 줄어들었다. 아주 좋다. 하지만 이것도 운동량이 갑자기 생겨서 빠진 것이지 뇌가 다시 정신을 차릴 때쯤이면 내 적정 체중을 찾아 다시 되돌려 놓으려고 나와 힘겨루기를 할 것이다. 참고로 체중은 한 달에 1kg 정도 빠져 주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매달 1kg씩 빠져서도 안된다. 뇌가 익숙해지도록 한동안 체중을 유지해 주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요즘 보디 프로필을 찍으려고 운동을 하는 젊은이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그중에 대부분은 다시 예전을 되돌아간다. 당연한 이치이다. 무리하게 만든 것은 오래 가지 못한다. 우리 몸은 자극을 받으면 그 자극에 반응을 하지만 이룬 지속된 자극에는 계속해서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몸은  유지를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러 매체에서 나오는 좋은 몸이라고 생각한 몸 자체가 운동선수나 직장처럼 운동하는 프로들에게 어울리는 몸이기 때문에 잠시만 만들 수 있을 뿐 그것을 유지할 순 없다. 유지하려면 정말 프로 선수들처럼 매일 몇 시간씩 꾸준하게 몸에 엄청난 자극을 끊임없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체중을 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것은 평소보다 물을 많이 먹어주라는 것이다. 단점은 평소보다 화장실에 자주 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 빼고  몸에 노폐물도 쌓이는 것을 억제해 주고, 몸의 온도도 잘 유지해 건강하게 해주고, 피부도 더 탱탱하게 좋게 해준다. 거기다 꾸준한 운동과 채소를 곁들인 식이섭취를 해준다면 아주 건강하게 삶을 유지하면서 살을 뺄 수 있을 것이다. 살을 빼는데 여러 방법이 있지만 약으로 빼거나, 한 가지만 먹어서 빼는 방법만 피하면 좋겠다. 세상에 쉽게 얻어지는 것은 결코 없다. 무리한 것은 결국 탈이 나게 되어 있다. 골고루 적당량을 잘 먹어야 살도 잘빠진다.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아무렇게나 흘렀지만 오늘은 비가 와서 감성적인 내가 그냥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봤다.  그래서 4월이 되어서 이렇게 반가운 비가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더이상 산불로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담배를 폈으면 제발 좀 제대로 버려라. 그 피해가 막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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