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콜롬비아
해외 한달살기 할 때 현지인 친구들을 만들면 좋은 이유
어느 나라를 여행하건 '기본 영어'만 구사해도 여행은 할 수 있다. 어차피 다 사람 사는 곳이기 때문에 돈만 있다면 손짓 발짓하며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목적지에 갈 수 있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 겪는 우여곡절마저 여행이 끝나면 웃어 넘길 수 있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남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지 언어를 할 수 있다면 여행은 보다 더 자유로워진다. 여행 전에 정보 폭풍 서치를 하지 않아도, 별다른 계획없이도 느긋하게 현지인들과 대화를 하며 인터넷에 없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예상치 못한 상황을 겪어도 보다 상황 대처를 유연하게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남미는 춤과 흥이 넘치는 유쾌한 라틴 아메리카 권역으로 길거리에서 간식을 사먹다가도 옆 사람이랑 하하호호 대화를 하며 친구먹을 수 있는 나라이다.
특히 해외에서 한달살기를 할 땐 현지인 친구들을 만들어두면 마음이 든든하다. 특히 여자인 경우 혼자 밤거리를 돌아다니기엔 심적 부담이 있는데, 믿을만한 친구들을 만들어 두면 야외 슈퍼마켓 테이블에서 축구를 보면서 맥주 기울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또한, 무슨 일이 생길 때 가장 먼저 나를 도와줄 친구이기도 하다.
최근 나는 손가락에 염증이 생겼는데,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삼일째 되자 손가락이 빵빵하게 불어 꽤 심각해졌다. 병원을 가야할 거 같은데 콜롬비아에선 어떤 방식으로 내원하는지에 대해 지식이 전무했다. 이 곳에 사는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혹시 어떻게 병원 가야하냐고 물었는데 다들 어떤 문제 때문인지 물었고 내가 손가락 상태를 사진 찍어 보내자 "아 이건 병원 갈 필요 없는데. 약국 가서 XXX 달라고 하면 돼! 나도 예전에 겪어본 거야"라는 답변을 바로 받았다.
참고로 콜롬비아에선 굳이 병원 처방없어도,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약 종류가 상당히 많은 편이라 많은 현지인들이 정말 심각한 질환이 아니라면 대부분 약국가서 자체적으로 해결한다고 한다. 긴가민가하며 나는 집 근처 낡은 콜롬비아 약국으로 바로 달려갔고, 슈퍼마켓과 별반 다를바 없어 보이는 그 약국에서 아주머니는 내 손가락을 보더니 뭔지 다 안다는 듯, 바로 항생제와 필요한 소독약 등을 가져다주었다. 한화로 2천원도 채 되지 않았고, 다행히 문제는 하루만에 해결되었다.
현지인 친구들을 만드는 방법
친구를 만드는 매커니즘은 어딜가나 다 동일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친구, 사람들을 만나려면 어떻게 하는가. 회사나 학교에서 만나는 게 아니면 다들 관심있는 이벤트나 동호회 등에 참가한다. 콜롬비아나 중남미에서 외국인들이 참가할 만한 이벤트나 활동은 대부분 페이스북 커뮤니티나 왓츠앱 그룹톡을 통해 업데이트 알림을 받을 수 있다.
01.언어교환모임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현지인들,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을 한데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콜롬비아 메데진처럼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는 내가 확인한 언어교환모임만 5종류가 넘을 정도로 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콜롬비아 아니랄까봐, 언어교환모임과 살사댄스 클래스를 결합한 언어 모임이 가장 유명하고, 그 이외에도 로컬 카페, 현지 영어 학원 등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외국인들이 많이 가는 규모가 큰 언어교환모임에 가면 현지 사람보단 다른 외국인 친구들을 사귈 가능성이 더욱 크다. 나같은 경우엔 동네 영어 학원에서 진행하는 언어교환모임에 참석했는데 나 빼고 모두 영어를 하고 싶어하는 콜롬비아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나에게 영어로 질문하고, 나는 스페인어로 대답하는 방식을 통해서 진행했는데 나름 소규모로 진행된 이 언어교환모임은 술 없이 대화에 집중하는 방식이었고 모임 종료 이후에 각자 왓츠앱 번호를 교환했다. 그 중 2~3명과는 꾸준히 연락을 이어나가고 있다.
*언어교환모임 정보는 주로 페이스북 해당 지역 외국인 커뮤니티 (Expat community in 지역명) 에 가입 후 그룹 내 검색을 하거나 질문을 해 정보를 받을 수 있다.
02.스페인어/살사/운동 클래스 등에 참여한다
중남미 한달살이를 알차게 보내고 싶다면, 무엇이든 한가지 이상을 배우거나 루틴을 만드는 것이 좋다. 콜롬비아에선 스페인어, 살사 클래스가 흔하다. 나같은 경우 콜롬비아에선 살사 댄스 클래스를 등록하진 않았지만 멕시코 살 때 한 달 코스를 등록하면서 정말 찐 로컬 친구들을 많이 만들었다.
스페인어나 댄스에 관심이 없다면 헬스장이나 수영장 등 강습이 있는 운동 시설을 한 달 끊는 것도 좋다. 물론 그냥 헬스장만 끊어 혼자서 운동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헬스장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과 친구 만드는게 어려운 것처럼, 콜롬비아에서도 그저 운동에만 집중하는 헬창..들이 꽤 많다. 차라리 정기적인 그룹 레슨을 등록하는 게 더 재미있을 뿐 아니라 친구 만드는데도 용이하다.
나 같은 경우엔 멕시코에선 무에타이 클래스를 등록했는데 주 4일 수업을 꼬박꼬박 나가곤 했다. 우리나라에선 남녀 구분해서 스파링 시킬 법 한데, 이 곳에선 얄짤 없이 남녀 스파링도 붙여서 종종 허벅지나 종아리에 멍이 심하게 들곤 했지만, 다리에 든 멍만으로도 "너 무에타이 하는구나"하면서 씨익 웃으며 동지애를 느끼곤 했다.
03.1:1 만남을 선호한다면, 데이팅앱도 나쁘지 않다.
우리나라에선 데이팅앱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좋지 않지만, 여기에선 연인이 아닌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도
데이팅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편이다. 틴더(tinder)의 경우 하룻밤 상대나 짝을 만드는데 주로 활용된다. 추천하고 싶은 앱은 틴터보단 범블(bumble)이란 앱이다. 범블 역시 데이팅앱이지만, 데이팅 상대 찾기/ 친구 찾기 섹션이 구분되어 있다.
또한 데이팅 상대 찾기에서도 '친구 찾는다'는 글을 남긴 프로필 역시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데이팅앱에선 현지인 만큼이나 이 곳에 체류하는 외국인들도 많다. 물론, 친구를 사귀기 위해 데이팅앱을 이용할 땐 상대방 프로필을 자세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만약 내가 클럽가는 것에 관심이 없는데도 클럽 같이 갈 상대를 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데이팅앱은 다른 방법보단 리스크가 조금 큰 편이다. 실제로 외국인 커뮤니티에서도 데이팅앱을 통해 만남을 가졌다가 불편한 상황을 겪었다는 리뷰를 종종 볼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오픈마인드과 당당함
사실 위에서 언급한 현지인 친구 만드는 것은 '계기'를 만드는 것에 불가하다. 아무리 좋은 계기가 있고 이벤트 자리에 참석한다고 저절로 친구들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특히 언어 교환 모임이나 현지인들이 참가하는 각종 클래스의 경우 괜히 '언어'에 주눅이 들 수도 있다. 대부분 언어 교환 모임은 영어나 스페인어를 잘할수록 할 말이 많아지기 마련이고, 현지인 클래스에서도 아무래도 스페인어를 어느정도 구사를 해야 '친구'라고 할 수 있는 관계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쫄 필욘 없다.
처음엔 외국어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나빼고 다 알아듣는 것 같은 분위기에 소외감을 느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지만 어차피 상대방이 원어민이고 내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지할 필요가 있다.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상대방은 찰떡같이 알아듣기 마련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당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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