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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피터 Jul 07. 2021

희망

씨앗

포레스트 검프의 이어지는 이야기다.


포레스트에 길게 이어 쓸까 생각도 했지만 이것은 따로 떨어뜨려 이야기해 볼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분리하였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이후에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지 않는다. 포레스트의 아이는 세상에 대한 그들의 화해의 상징이다. 묵묵하게 자신이 이해하는 삶을 열심히 살아온 포레스트이지만 그럼에도 그는 자기 어머니의 고단한 삶을 무의식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열심히 살면서 돈, 명예, 성공을 어머니에게 선물하였지만 그것이 어머니의 아픔을 치유해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그 자신도 내면 어디쯤에서는 자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살면서 불행하다고는 느낀 적은 없지만 어머니에게 자신의 존재가 풀 수 없는 문제처럼, 멍에처럼 따라다니는 것을 포레스트는 감각하고 있었고 그것에 대한 죄의식은 포레스트를 계속 괴롭혔다.


포레스트가 자신의 아이를 만났을 때 그 아이가 자신처럼 마냥 행복하기만 한 아이인지 아니면 똑똑한 보통의 아이인지 확인한 이유는 그 아이가 자신을 닮았다면 그것은 이 아이 역시 제니에게 평생토록 마음의 짐이 될 것을 알았기에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확인한 것이었다.


제니는 아버지에게 상처 받고 행복한 집을 만드는 것을 내내 두려워했다. 그녀의 오랜 방황은 결국 가장 안전했어야 할 집이라는 공간이 가장 끔찍한 기억이 되어 그녀 안에 내재하면서 세상 누구와도 그리고 자기 자신과도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없게 되어버린 그런 비극의 결과였다. 그녀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다고 할지라도 그 아이가 상처 받지 않는다고 어떻게 장담을 할 수 있겠는가? 만약 아이가 상처 받는다면 자신이 평생 안고 살아온 아버지에 대한 증오가 그 크기만큼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내면을 또 한 번 할퀴게 될 것을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감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그녀를 계속 도망치도록 만들었다.


아이는 계획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가장 순수한 사랑의 상태에서 잉태되고 선물처럼 그들에게 찾아왔다. 세상은, 인생은 그들에게  번도  자체로 따뜻하고 아름다웠던 적이 없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들 주위에 돈과 사람과 명예와 정의가 무수히 스치고 지나가도  모든 것들은 그들에게 헛된 것이었다. 마음의 공허는 그런 것들로는 도저히 메워지지가 않는  무엇이 것이다.  공허의 무게만큼 그들은 필사적으로 도망치기 위해 달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자 모든 것은 사라졌다. 자신이 자각하지 못했던 내면의 불안과 공포는 말 그대로 하나의 감정이었을 뿐 현실 그 자체는 아니었다. 태어난 아이는 너무나 아름답고 순수하고 행복하다. 그녀는 자신의 불행이 아이에게 전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마침내 안도하게 된다. 그 오랜 방황을 이제 드디어 끝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는 그 자체로 삶이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 의무 같은 것은 없다. 그런데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온갖 어른들의 욕망이 투영되는 대상이 되어 자신의 의지대로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포레스트의 아이는 세상에 대한 그들의 화해의 상징이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가장 미약하지만 가장 위대한 힘. 그 희망 자체인 것이다.


이 영화 안에는 온갖 정치와 사상, 전쟁, 그리고 갈등이 범벅으로 섞여있다. 그리고 마치 삶이 그 어느 것을 이루기 위한 도구처럼 사용되는 것을 모두가 동의한 것처럼 그 흐름 속에 중독되고 마비되어 삶의 참 의미는 돌아보지 않는다. 모두 자기가 보는 방향의 정의에 중독되어 나와 다른 것을 증오하고 미워하고 갈등한다.


저기 저 아이는 이제 그 세상으로 떠나기 위해 버스 위에 올라탔다 우리는 그 아이에게 어떤 세상을 보여줄 수 있을까? 포레스트와 제니가 화해의 손짓으로 내민 저 아이의 삶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것은 세상 모두에게 포레스트가 물어보는 진짜 엔딩의 의미이다.


!! 모두 알고 있겠지만 이 모든 것은 나의 머릿속 헛소리입니다. 진짜 엔딩은 각자의 마음속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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