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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피터 Aug 21. 2021

건강

어머니의 목소리

최근에는 뉴스를 자주 보지 않게 된다. 대부분의 뉴스가 부정적이기 때문에 그것에 반응하여 감정이 일어나면 괜히 생각이 많아지고 스스로를 제어하는 것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뉴스를 적게 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함에도 갑작스레 코로나 환자가 증가하는 현 상태는 너무나 걱정스럽다. 부모님 특히 어머니가 폐를 수술하신 이력이 있으시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하셨다고 하여도 여전히 마음이 불안하고 그래서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빨리 사태가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었는데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수많은 변이가 발생하고 변수도 많아지는 것 같아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지쳐서 인내심은 떨어지고 경각심은 줄어드는 현 상황이 정말 우려되는 것이다.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목이 잠기신 것 같은 목소리에 괜히 가슴이 철렁한다. 최근에 좀 피곤해서 그렇다고 하시는데 그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예민하게 나를 자극하니 생각도 괜히 많아지는 것 같다. 현상황에서 누구를 특별히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경제는 돌아가야 한다는 딜레마적인 상황이 올림픽도 치러지게 하고 여러 가지 변이와 변수도 더욱 기승을 부리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정확한 해답은 없다. 나 개인적으로는 마스크를 잘 쓰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백신을 접종받고 치료제가 만들어질 때까지 묵묵하게 이 상황을 버티어 나가는 것이 최선인 것 같지만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전체주의가 아니면 어렵다는 것을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 세계의 반응을 보고 이해하게 되었으니 우리나라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혼란도가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가 터지고 미국이 선거철이 되면서 미국이 극단적으로 상황이 나빠졌었는데 우리나라 역시 곧 대선을 앞두고 있기에 그 여파로 이 상황이 통제불능에 빠지지는 않을지 염려가 되지만 심적인 ‘불안’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무것도 없고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비난하고 공격한다고 달라질 상황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조금은 ‘비관주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이 사태에 우리 식구는 감염이 되는 일 없이 잘 끝나게 되길 그냥 바라게 된다.


단기적인 악재에는 낙관주의가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사람을 더 활동적으로 만들고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하게 되는 장점이 있지만 코로나처럼 계속 상황이 변화하는 장기적인 악재에는 오히려 그런 낙관주의가 실망과 좌절로 작용하여 사람들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곧 끝날 것이라고 모든 기운을 뽑아 쓴 사람들은 계속 이어지는 나쁜 소식에 깊은 절망감을 느낄 수 있고 그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희망적인 이야기가 있다면 그것에 솔깃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심리일 것이다. 그 솔깃한 이야기 또는 비난의 대상을 특정하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쏠리고 공격적인 댓글이 우수수 달리는 모습을 보니 오늘은 그냥 마음이 답답하다.


어떤 분노도 가지지 않고 불안도 더 키우지 않고 그냥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야겠다. 앞으로 늦은 가을장마가 시작되고 또 많은 이재민이 생길 수도 있고 그런 상황에서 코로나는 점점 더 심각하게 번져갈 수 있다. 마음 정리를 하기 위해 얼마 동안 쳐다보지 않았던 뉴스들이 점점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글이 갈팡질팡하는 것 중에 이런 이유도 아마 크게 작용할 것이다. 요즘 알게 모르게 이런 문제를 너무 많이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해답이 없다. 그러니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나 자신을 잘 지키고 주변을 좀 더 신경 쓰면서 감정이 격앙되지 않게 조심하고 생활패턴을 단순화하는 것에 집중하자. 지금은 코로나를 생각하면 그냥 맘이 계속 불안해지는 것 같다. 그 불안이 나의 감정을 공격적으로 만들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현실에 집중해 보자. 어머니와 통화를 한 이후에 계속 그 잠긴 목소리가 내 마음을 움켜쥐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일상의 아주 사소한 것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건강 일단 건강하면 모든 것은 새롭게 희망할 수 있다. 제발 모두 건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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