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내 이름은 왕둘리

My name is Dooley King

by 미즈킴

나 : 혹시 한국어 이름 가지고 싶어?

킹 : 응, 좋아.

나 : 이름 어떻게 지을까? 니 영어 이름이랑 비슷한 이름으로 만들어볼까?

킹 : 음...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만화 캐릭터 이름이 뭐야?

나 : 글쎄, 하니? 아니면 둘리?

킹 : 둘리가 뭐야?

나 : 한국인 가족이랑 함께 사는 공룡 이름이야. 둘리는 빙하를 타고 지구에 왔어.

킹 : 오, 멋져. 난 공룡을 좋아하기도 하고. 둘리 할래.

나 : 뭐? 진심으로 하는 말이니?

킹 : 응. 내 이름은 이제 왕둘리야. 킹이 한국어로 왕 맞지?

나 : 맞긴 한데... 왕둘리 너무 웃겨서 안 돼. 한국에 그런 이름 가진 사람은 없어.

킹 : 왜 웃겨? 난 좋은데. 왕둘리. 내 한국 이름은 왕둘리야.


Me : Do you want to have a Korean name?

King : Yeah, sure

Me : How can we make your Korean name? Shall we make one that sounds like your English name?

King : Hmmm, What’s the most famous cartoon character in Korea?

Me : I don’t know. Honey? or Dooley?

King : What is Dooley?

Me : He is a dinosaur that is living with Korean family. He came to Earth by glacier from a different planet.

King : Ohh, That sounds dope. I love dinosaurs. I will take the name of Dooley.

Me : What? Are you serious?

King : Yes, my name is Wang Dooley. King is Wang, right?

Me : That’s right. You can’t take the name though. That’s too hilarious. No one use that as an actual name.

King : Why is that funny? I like it. Wang Dooley! My Korean name is Wang Dooley.



* King이라는 성을 가진 그는 이렇게 왕둘리가 됐다. 장난스러운 대화처럼 들리지만 그는 ‘둘리’라는 이름을 꽤나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평소에도 그는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얼마나 우스꽝스럽게 보이는지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연애 초기에는 양말을 짝짝이로 신고 다니는 모습을 보며 ‘문화적 충격(?)’을 받기도 했다. "너 그렇게 양말 신고 다니면 한국에서는 놀림 받는다"는 나의 잔소리에 그는 "그 사람들을 왜 신경 써야 해?" 반문하며 웃어 넘기는 듯했지만 최근에는 짝짝이 양말을 신은 그의 모습을 보지 못한 것 같다. 가끔은 생각한다. 남들의 눈치를 보며 행동의 바운더리를 강요하는 나의 잔소리가 때로 왕둘리 씨의 자유로운 영혼을 제약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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