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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붉은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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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희동 김작가 Jan 14. 2022

많이 아프신가요


루시아 자매님 많이 아프신가요?

매일 아침이면 캐나다의 꽁꽁 언 겨울 숲을 따뜻하게 녹여주던 작가님의 글이 제일 먼저 하루를 열어 주었는데 오늘은 작가님의 글이 보이지 않네요

어제 발행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작가님의 글을 읽고 너무 놀랐답니다.


코로나가 만연한 뒤로 지금까지 그래도 잘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통해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글은 말보다 더 진정성이 있습니다. 글 속에서 간간히 나타나는 작가의 취향이나 연륜,  또는 살고 있는 지역과 처한 환경이 비슷한 작가들에게서 더러 동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라이킷과 댓글로 표현하는 짧은 감정이지만 그 안에서 문우의 정이 싹트기도 합니다.


그중 멀리 캐나다에 사시는 종숙 작가님이 그랬습니다. 작가님의 글은 늘 누군가를 토닥여 줍니다.

봄부터 겨울까지 집 근처의 숲을 산책하면서 바라 본 자연의 변화를 통해 인생을 말합니다.

마치 시편과도 같은 글을 읽으면서 나는 힘들었던 지난 한 해,  많은 안정을 찾았더랍니다.

매일 아침 브런치를 열면 제일 먼저 도착해 있는 모닝 글, 지금껏 한 번도 빠트린 적 없는데 오늘은 그 글이 도착하지 않았군요


우연이라고 하기엔 작가님과 나는 너무  닮은게  아서 놀라웠답니다.

우선 나이가 같았죠. 결혼하고 첫 아이를 낳은 시기가 같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세례명이  '루시아'라는 건 뭘 의미할까요.

이름도 비슷하더군요 밝힌 적 없지만 '종숙'이라는 이름과 제 이름은 모음 하나 차이랍니다.

그래서일까요? 하루 수천 명씩 쏟아지는 확진자들 중에 내 주변 사람이 들어 있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기며 지냈는데 작가님이 나의 첫 번째 코로나 피해자가 되었군요


루시아 자매님,

세 번의 예방주사를 모두 맞은 작가님의 몸 안 항체들이 잘 싸워 주기를 바랍니다. 빨리 회복하셔서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이긴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이 시간 지구의 반대편에서 전염병의 고통을 감내하고 계실 작가님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한국인들은 유난하게 '우리'라는 단어를 잘 사용한다고 했던 어느 외국인의 말이 생각납니다.


쉽게 사용한다고 해서 그 의미가 희석되는 건 아닙니다. 서로 만난 적은 없지만 왠지 나와 닮은 듯한 느낌을 가진 우리, 살아온 시대와 환경이 다르고 생각과 느낌이 달라도 글이라는 매체를 통해 나를 나타내는 우리. 그런 우리 중에 누군가 아프니까 이렇게 걱정이 되는군요


브런치 작가님들, 우리 모두 이 위기를 잘 견뎌내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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