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의 여유

일상생활 속 이야기

by 수국


아침에 커피 한잔을 여유롭게 마실 시간이 없다니 뭣이 이렇게 바쁘게 휘둘리며 살아야 하는지 모를 일이다. 오늘 아침에는 바쁜 틈새시간을 이용해 커피를 내리며 음~~ 아~ 바로 이 향기 이 느낌이야. 온 집안에 퍼지는 커피 향이 역시나 신경안정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분 좋게 하는 매력이 있단 말이야. 어제저녁 우중충하던 기분이 싸악 정리되는 느낌이다. 입으로 마시는 맛도 좋지만 코로 음미하는 이 느낌도 무시할 수 없는 커피의 맛이다. 커피 마니아도 아니고 커피를 무한정받아 들일만큼 준비된 몸도 아니면서 이런다. 과하면 밤새 정신이 말똥거려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조심스레 다가가야 하는 커피지만 그래도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의 여유만큼은 좋아하고 싶다.

가을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아침 출근길. 그 길 위에 선 바쁜 사람들 그중에는 모닝커피 한잔이 아쉬운 사람들도 많은 모양이다. 우리 동네는 대형 카페보다는 한집 건너 두 집 건너 하나씩 소형 카페가 많은 곳이다.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는 분위기보다는 유동인구가 많은 아침과 점심때를 위한 부담 없는 가격의 커피가 시선을 끄는 곳이다. 이른 아침부터 저마다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으니 커피 마니아들은 어찌 그 향기에 끌리지 않고 그냥 지나 칠 수 있을까! 아침밥은 안 먹어도 커피 한 잔은 마셔야 한다는 젊은이들이 줄을 선다. 그 커피가 힘을 북돋우는 보약 같은 귀한 역할을 담당하는지 모르겠지만 젊으니까 바쁘고 젊으니까 커피잔을 들고 걸어 다녀도 예쁘고 심지어 불법 정차를 하고 무단 횡단을 해도 깜찍한 속임수에도 웃으며 이해하고 넘어가게 된다.


주정차 금지, 견인지역이란 무시무시한 푯말 두 개를 앞에 두고 승용차 한 대가 정차한다. 젊은 여성이 내려와 트렁크를 탁 열어놓고는 무단횡단으로 길을 건넌다. 정차할 곳도 아닌데 차를 세우고 트렁크도 미리 열어 두었으니. 아, 무거운 물건을 옮겨 실어야 하나보다. 혼자 어쩔까! 남의 일에 걱정도 많다. 그런데 웬걸! 커피 한잔 사들고 역시나 왔던 그대로 차를 향해 거침없이 걸어간다. 트렁크를 쾅 닫고는 운전석에 앉아 휑하니 떠나간다. 예상이 빗나간 나는 한대 띵 맞은 기분이 들었다. 남의 일에 쓸데없이 에너지 낭비하고 있었나 보다. 그런데 차 트렁크는 왜 열어야 했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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