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식물에게 배운다
선택받지 못해 버려졌던 너
너의 허락도 없이 무심하게 던져 버렸지
이 리 저리 밟히면서도 죽을 수 없었던 넌
흙 한 줌 없는 그곳에서도 살아있었어
한파 속에서도 살아야 할 이유가 있었겠지
그런 너의 그 모습을 대동강도 풀린다는
우수가 지나서야 알아챘구나
꽁꽁 얼면서도 살아 있었기에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그날
보듬어 주지 못한 미안함에
뭉그러진 너의 발 위에
얕은 흙 모아서 덮어 주었지
한가닥 남은 파란 3cm의 기적을 믿고
그냥 파랗게 파랗게 잎이나 피어 보라고
겨우내 언 발 발이나 녹여 보라고
살 수 있는 그날까지 살아 보라고
죽기보다 더 힘들게 살아난 너
정성 들인 그 어떤 것보다도
더 값지고
더 야무지고
더 사랑스러운 결실로 보답도 하는구나
미안한 마음 더 미안하게 말이다
죽은 듯 움츠렸다 기어코
땅에 발을 딛고 일어섰던 너
너의 강한 생명력과
땡글 땡글 야무진 결실로
승리한 너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