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장문의 벽보가 붙었을까

쓰레기 하나라도 더 줄여야 될 텐데

by 수국

골목길 지나가다 발견한 문구가 엄청 길다

좁은 길에 차는 수시로 달려오고 서서 한눈에 읽을 수가 없어서 사진을 찍었다.

얼마나 지저분하게 갖다 버리고 갔으면 얼마나 애를 태웠으면 저렇게 정성 들여 벽보를 적었을까!

작은 쓰레기 하나 담배꽁초 하나라도 내것은 내가 처리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은 길을 가다 보면 흔히 느끼는 일이다. 나하나 편하자고 휙 던져버리고 가고 나면 또 다른 사람 누군가의 수고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쯤은 누구라도 알 텐데 어딜 가나 버려진 양심 아쉬운 구석이 하나씩은 다 있다.

이렇게 반듯하게 잘 다듬어진 나무 위에 내 양심을 요렇게도 돋보이게 버려두고 가고 싶었을까 따뜻한 커피 한잔 물 한잔을 마실 때 좋았던 그 기분으로 쓰레기통까지 찾았더라면 얼마나 더 아름답고 멋진 당신이었을 텐데 참 아쉽다. 잘 보이지 않는 나무 틈새 바닥에는 역시나 담배꽁초도.

벽보로도 감당이 안됐는지 뒷모습은 차 같기도 하고 앞모습은 외바퀴 오토바이 같기도 한 소형차를 주차해 두었다 차가 워낙 작으니 통행에 아무런 지장도 없고 보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불량한 양심에 호소하는 벽보와 작고 예쁜 빨간색 차의 환경지킴이 역할에 발맞추어 골목길이 더욱 깨끗해 지기를.


작가의 이전글냉이보다 잡초 그 이름은 지칭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