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꽈배기 먹기(37개월)
37개월 차 클로이는 입맛도 다양하다. 단맛에도 길들여져 가고 이것저것 맛있는 것과 맛없는 것도 잘 가려낸다. 높은 곳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선 제일 아끼는 인형도 때에 따라 발판으로 사용한다. 강아지 인형머리도 짓밟고 예쁜 공주 인형 머리도 밟고 올라선다. 높은 곳에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도구 사용할 줄도 알고 사는 법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중이다.
더 높은 곳이 궁금한 아이는 윗판이 납작한 쓰레기통을 끌어다 놓고 그 위에 올라가 선반 위를 살핀다. 달달하고 맛있는 꿀꽈배기는 할머니 눈을 피해서 먹어야 제맛이지. 두 눈을 반짝이며 냉장고 속에 들어가 뽀작 뽀작 꿀꽈배기를 먹는 그 모습은 웃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얻어낸 꿀꽈배긴데 놓칠 수는 없지. 몰래 숨어서 먹는 그 맛이 얼마나 달달하고 맛있는지.
방으로 숨어도 될 텐데 냉장고에 숨어서 먹을 생각을 했을까. 기발한 아이디어다. 열린 문짝 사이로 눈을 빤짝이며 숨어서 먹는 그 맛은 무슨 맛일까. 냉장고는 네 편인줄 알았지. 냉장고는 묵묵히 참아줄 줄 알았지. 냉장고도 “삐삐” 울면서 불만표시 할 줄 알거든. 너처럼 말이야. 너는 이제 딱 걸렸어.
할머니 손에 잡혀 나오면서도 꿀꽈배기는 끝까지 지키려 애쓴다. 손에 힘을 주며 꼭 쥔 그 맛있는 꿀꽈배기 많이 먹어라. 이렇게 달달하고 고소한 맛은 처음이지. 엄마 아빠 둘이서만 먹으려고 높은 곳에 숨겨 두었나 보다. 엄마 아빠 조심해. 이젠 남아 날것이 없을 거야. 클로이 탐정에게 딱 걸렸어. 클로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