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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화가방

모든 이들은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영화 <나의사랑 그리스>

by 오롯하게

사랑과 삶과 시선과 시간과 선택.


사람들은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것들에 부딪혀 넘어지고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것들에 흔들려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그 결과가 어떻든지간에 지나온 길들과 그 길들을 선택했던 순간들이 틀리다고 할 수는 없다. 그 모든 선택과 이야기가 우리의 삶이다. 그 자체가 말이다.


나의사랑 그리스는 세개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루어져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현실의 어두움보다 사랑이 소중했던 20대들의 사랑이야기, 두 번째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40대들의 현실의 사랑이야기, 마지막으로는 나이는 상관 없이 모든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두번째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영화는 두시간이 무색할만큼 재밌고 매력적이었다. 물론 가슴아픈 그리스의 현실과 또 인간이라면 느끼게 되는 현실의 이야기들에 한숨을 쉬기도 했지만, 그렇지만 영화는 너무나도 따뜻했다. 그리고 영화 ‘나의사랑 그리스’는 결국 인간의 선택에 관해 이야기하는 듯 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요즘들어 나는 산다는게 뭔가 하는 생각을 한다. 인간이라면 결국 죽음을 만나게 되는데 그것또한 언제가 될 지 모른다. 언제 막을 내릴지 모르는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사람들은(적어도 우리나라 사람들) 안정적인 미래를 꿈꾸며 현실에서 주어진 선택지에 답을 내린다. 답을 정하기 까지에 비단 안정적인 부분만 고려되는 것은 아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빠질 수 없다. 생각하지 않을래야 생각할 수 밖에 없는건 사실이다. 그래서 영화 ‘나의사랑 그리스’는 따뜻하다. 우리의 삶을 스스로가 선택함에 있어서 따뜻한 응원과 위로를 건넨다.


사실 산다는건 별 것 아닐 수 있다. 목을 매는 대학교 진학의 문턱을 넘어도, 피 터지는 취업시장에서 살아남아도 사실 이것들은 별 것 아닐 수 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안정적인 직장에서 돈을 버는 것은 매우 값진 일이고 꼭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건 우리가 우리의 삶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꼭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큰 프로젝트를 해내거나 유명해져 세상에 이름을 알리지 않아도 내가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이 훨씬 더 소중한 것임을. 영화 ‘나의 사랑 그리스’는 말해준다. 저마다의 행복에 대한 방법은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사랑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일수도 있고 주말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일일 수도 있다. 그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크고 위대하고 중요한 자리에 있는 것만이 행복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 ‘나의사랑 그리스’는 이 말을 아주 따뜻하게 들려준다. 그리고 우리들이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를 아주 간절하게 원하는 것 처럼 보였다. 그리고 나 또한 간절하다. 나 스스로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요즘이 퍽 지치고 피로하고 괴롭기도 하지만 이 순간 없이는 얻어낼 수 없는 소중한 것임을 알기에 힘을 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힘이 드는 요즘 영화 ‘나의사랑 그리스’는 나에게 그리고 세상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알맞는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지쳐가는 혹은 지쳐버린 모든 이들을 위한 영화 ‘나의사랑 그리스’는 모든 이들이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고 그렇게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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